로마사에서 카이사르의 지분은 상당할 듯 하다. 카이사르가 갈리아(지금의 프랑스와 벨기에,
서부 독일, 북부 이탈리아)와 브리타니아 일부를 점령하면서 쓴 '갈리아 전기'도 들었음직하고 정치를 맡은 카이사르, 군권을 쥔 폼페이우스,
재정을 맡은 크라수스를 맡은 이른바 '삼두정치', 크라수스의 죽음 이후 세력이 커지는 카이사르를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 폼페이우스가 원로원과
결탁하여 그를 제거하려고 공작을 꾸미고 원정을 중지할 것을 명하자 카이사르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되어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과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너 내전이 일어나는 장면, 폼페이우스가 이집트로 도주하였으나 그곳에서 암살당하고 카이사르는 이집트를 정복하고 클레오파트라를 여왕으로
세웠으며 소아시아 원정에서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말을 남기기도 하는 모습, 실제로 한 말인지는 모르나 종신 독재관이 된 카이사르가
암살되는 장면에서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했다는 이야기 등 상당히 많다.
이 시리즈 1권이 기원전 68년부터 63년까지인 점을 볼때 기원전 58년의 갈리아전쟁을
염두에 둔다면 카이사르의 의지와 지위가 점점 무르익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첫장에 등장하는 소년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의 딸 어린 딸
율리아에게 반하고 어머니 세르빌리아에게 조언을 구한다. 잠깐, 여기서 나오는 브루투스는 '브루투스 너마저'의 그 브루투스가 아니라 '데키무스
부르투스'라는 중론이다. 세르빌리아는 카이사르를 만나게 되고 매혹을 느껴 결국 사랑을 나누고 아이를 갖게 되는데 여장부의 강단을 보여주는
한편 질투를 보여주기도 한다. 여러 모로 돈이 궁했던 카이사르는 크라수스에게 금전적 의지를 하게 되고 폼페이우스와도 정치적 신뢰를 쌓아간다.
정적인 키케로와의 사이는 좋지 않았으나 그동안의 업적을 인정받아 최고 신관의 자리에 오른다.
이 책은 '카이사르의 여자들'이라는 제목처럼 여성이 상당 부분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기도
한다. 소설의 허구와 역사적 사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재미를 준다. 그 시대를 살았던 카이사르는 자신의 암살 가능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예상하지 못했을까. 표면상이었던 아니었든 민중을 위한다던 독재는 공화당의 우려와 반대를 자초하여 결국 그런 끝맺음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현대사와도 관련있는 듯하여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