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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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한창 책이 나오던 중이었기에 그에 맞춰 1권부터 한권씩 사서 9권까지인가 모았다. 그당시 좀 바쁜 일도 있고 뭔가 내용적으로 탐탁치 않은 부분이 있어서인지 멈췄는데 더 이상 읽지 못했다. 그리고 어딘가 잘 놓아뒀을 것만 같은 아홉 권의 책을 집안 여러 곳을 뒤적이며 몇 번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약간의 아쉬움과 짜증(?)으로 그냥 로마인이야기는 계속 끝나지 않은 시리즈로 남겨두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집정관, 호민관, 레기온, 한니발, 카이사르, 갈리아, 가도, 연설 등이 정리되지 않은 채 뒤섞여 떠오른다.

 

이 책은 <마스터스 로마> 시리즈 중 <로마의 일인자>, <풀잎관>에 이은 3부에 속하는데 앞으로 7부까지 출간된다고 한다. 1부에 세권씩 나왔으니 모두 출간된다면 21권, 로마의 역사가 그러하듯 앞으로 대장정이 이어질 듯 하다. 저자 콜린 매컬로는 <가시나무새>로 유명한데 내게는 이 로마소설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스물 둘의 미소년 폼페이우스는 이탈리아 내전 소식을 듣고 단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선친의 충직하고 용맹스러운 병사들을 불러들여 술라 진영에 합류하러 떠난다. 이번 전쟁은 그에게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를 기회이기도 했기에 병력을 훈련시키고 무기와 장비를 점검하는데에 만반의 준비를 다했다. 그에게 맞설 인물은 재무관 베레스였는데 지휘관이 풋내기라고 생각한 것이 뼈아픈 실수였다. 베레스를 꺾은 폼페이우스가 만난 술라는 피부병에 걸려 신음하는 노인이었다. 내전은 점점 술라 쪽으로 기울고 피부병도 양의 지방을 이용한 연고로 낫게 된다. 술라는 로마에 입성하여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등에게 병력을 나누어주고 잔당을 소탕하게 한다. 그는 마침내 기간의 제한이 없는 무소불위의 독재관의 지위를 얻게 되고 자신의 믿을 수 있는 부하들을 요직에 앉힌다. 술라의 말이라면 껌뻑 죽는 시늉이라도 하련만 열 여덟 어린 대제관 카이사르는 아내와 이혼하라는 명령에 단호하게 거절하는데...

 

시리즈의 아주 작은 부분인 이 책 한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에 기억을 더듬어 <로마인 이야기>와 비교하고 싶다. 먼저 이 책은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하기보다는 인물간의 대화와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 많기에 독자가 생생하게 몰입할 수 있다. 다음으로 도시와 가도가 표시된 지도, 대표적 인물의 초상화를 첨부하여 흥미를 돋우고 인물의 심리, 과거의 인연, 법체계와 행정, 전투 상황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남은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기대되고 마지막 편까지 완성도를 기한 책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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