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켈러와 앤 설리번
폴드랑.강하나 각색.그림, 안경숙 채색 / 작가와비평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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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글이 적어서 보기에 용이하고 다양한 표정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다. 사진이 많은 책도 좋아하는 것과 여태 읽어온 책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긴 글과 어려운 글을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어릴때 소년소녀 명작으로 된 자그만 책은 심심찮게 읽었으나 두꺼운 고전 문학 100선으로 된 책은 고르기가 꺼려진다. 아주 가끔은 앞으로 절대 읽을 생각이 없었지만 한번쯤은 의무감으로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을 선택해 무작정 읽는다.

 

이 책은 만화다. 그래픽 노블이라 해서 글이 많고 그림은 적은 그런 책이 아니라 그림이 주를 이루는 컬러 만화로 앤 설리번과 헬렌 켈러의 두 이야기가 나온다. 어린 시절 애니(앤 설리번)는 과립성 결막염으로 시력이 안좋아지고 어머니는 결핵으로 아팠으며 가정은 풍요롭지 않았다. 결핵성 관절염을 지닌 채 태어난 동생은 다리를 절었고 아버지는 술에 쩔었으며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만다. 점점 말썽쟁이가 되던 애니는 동생과 함께 친척집과 빈민 구호소를 전전한다. 동생을 잃고 슬퍼하던 애니는 맹인학교를 가서 여러 인연으로 성격도, 눈도 고친다.

 

엘라배마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헬렌 켈러는 두 살때에 미지의 병으로 청각과 시각을 잃는다. 자폐적인 증상 또한 있어서 모든 걸 자기 마음대로 하며 지낸다. 스물이던 앤 설리번(1866)이 일곱 살이던 헬렌 켈러(1880)를 처음 만나 교육을 시작한다. 앤 설리번 자신이 말썽쟁이였던지라 헬렌 켈러를 좀더 이해하고 참아가며 어떨때는 힘으로 제압(?)하기도 한다. 헬런 켈러에게 손가락에 글자를 그려줌으로서 체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이후 헬렌 켈러는 교육과 사회운동 등으로 역동적인 삶을 산다.

 

헬렌 켈러의 수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휴대폰 광고에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건 불가능하다. 비슷한 어려움과 아픔을 겪어서 공감의 깊이가 깊어진 것을 '동병상련'이라고 하는가 보다. 부끄럽게도 책을 읽기 전에 헬렌 켈러와 퀴리 부인을 헛갈렸던 나는 이제 조금 알아 간다. 헬렌 켈러와 그녀의 선생님 앤 설리번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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