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시간여행 - 수채화로 길어 올린 추억의 풍경 여행길 그림책 2
최명옥 지음 / 인문산책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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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건 사진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게 되었을 때 앨범이라도 펼쳐 놓으면 '아, 그때 그랬지'하고 그 날의 모습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내가 몰랐던 장면들도 사진을 통해 누군가와 묻고 답하면서 알 수도 있다. '여기는 어디고, 이 아이는 누구고' 하면서 옛날 사진들을 꺼내곤 했는데 요즘은 현상하지 않고 핸드폰으로 찍고 그냥 놔두고 있으면서 어쩌다가 깨톡 프로필을 바꾸곤 한다.


골목길 시간여행, 제목을 잘 지은 것 같다. 저자는 이제는 완전히 달라진 거리의 풍경과 건물 등을 자신의 어린시절부터의 경험담을 토대로 설명해준다. 국어교사로 오래 일하셔서 그런지 이해하기 쉽고 글이 담백하고 깔끔했다. 수채화로 그린 그림은 2015년부터 2017년에 사이에 그린 것이 대부분으로 이제는 바뀌어서 볼 수 없는 장면들도 많다. 나는 지방에서 살고 있지만 10년~20년 전에 청계천, 혜화동, 인사동, 북촌, 동대문, 광화문, 종로 등을 걸어본 적이 있기에 그곳의 더 예전은 어땠을지 궁금했다. 기형도의 '빈집'이란  시도 적혀 있어 분위기가 났던 것 같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책은 a5, 136페이지 정도로 크지 않아서 해당 장소를 가거나 기차를 타거나 할때 가볍게 가지고 다닐 만 하다. 예전에 사진을 보고 인물 스케치를 그려 보곤 했는데 손을 뗀지 몇년 되었다. 같이 하면 힘들더라도 서로 북돋우면서 오래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가 있는 것 같다. 시골에서 살면서 족대로 메기, 미꾸라지, 피래미를 잡고 수영을 하고 근처 도시에 백화점이 처음 오픈 하던 날 초콜릿을 샀던 기억, 이모가 집에 오셔서 햄버거를 만들었던 장면, 제기차기나 자치기를 하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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