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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고백 ㅣ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기 드 모파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평점 :
내가 사는 남부 지역에서는 눈을 보기가 어렵다. 어쩌다 오더라도 살포시 내렸다가 오후가 되면 녹아버린다. 며칠 전 눈이 오랜만에 내렸는데 기쁨도 잠시, 외출해야 될 일이 있어서 차가 미끄러지지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산 아래나 햇빛이 많이 들지 않는 곳 말고는 도로가 이내 반쯤 녹아서 운전이 어렵지 않았다. 사진 한장 남겨 놓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다.
모파상의 단편소설 중 기억나는 건 '목걸이' 였고 읽은지 오래되어 내용연결이 완전히 떠오르지 않았는데 정리할 수 있었다. '첫눈'에서 자신의 성을 가지고 있지만 사냥을 좋아하는 단순, 쾌활한 노르망디 남자와 4년전에 결혼한 여인은 폐렴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 갖고 싶어했던 난로를 품고.'또 그 난방기 타령이군. 하지만 이봐 젠장! 당신이 여기 온 이후로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잖소' 라는 남편의 무뚝뚝한 말을 들어서일까. '고백'에서는 졸고 있는 남작 부인에게 친구인 후작 부인이 찾아와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못 생긴 남편 몰래 한 남자를 만났다는 걸 고백한다.
예상했던 '첫눈', '고백' 제목처럼 설레이고 달달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일기 형식의 '오를라'는 이해하기 어려웠고 '텔리에의 집'은 프랑스 고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보석', '달빛', '시몽의 아빠', '쥘 삼촌' 등은 약간의 긴장을 주고 가볍게 읽기에 재미있었다.
단편집은 같은 두께의 장편보다 읽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각 편마다 인물과 배경, 사건이 다르니까 새로 셋팅을 해야 된다. 이 책은 추운 겨울날 유자차를 마시며 단편 한편씩을 보거나 조용한 커피숍에서 좋은 경치를 바라보거나, 차에 놔뒀다가 자투리 시간에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