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아제 바라아제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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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우리나라의 문화가 좀더 알려지는 듯 하다. 
2014년쯤에 '소년이 온다'를 본 적이 있는데 광주항쟁을 여러 인물들이 각각의 입장으로 다루고 있었다. 특히 소년 '동호'와 친구 '정대'의 이야기가 맘을 아프게 하였다. 
그때는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지은 작가 한승원의 딸이란 생각으로 봤었는데 지금은 한강의 '아버지'로 여겨지니 그동안 한강 작가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간 것이다. 마치 전원일기의 김용건의 아들 '하정우'에서 하정우의 아버지 '김용건'이 더 익숙한 모습인 것 처럼.

영화로는 본 적이 있는데 책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순녀(청화 스님)와 수남(진성 스님)은 각자의 삶에서 비구니가 되려 한다. 진성은 보다 절 안에서 수도를 통해 이상을 추구하고 순녀는 아버지와 고모들을 스님으로 두고 나중에는 그녀의 오빠도 스님이 되며 엄마는 그로 인해서인지 정신을 잃고 마는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 아마 강수연이 이 책의 주인공 중 하나인 '순녀' 역할이었던 것 같다. 
두 인물이 주인공이고 은선 스님의 과거 이야기도 나온다. 은선 스님은 몸이 아파 사경을 헤매면서 마지막 생의 끝자락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했는데 그게 바로 순녀였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사연이 번갈아서 나오기 때문에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있기는 했으나 스님이 되기로 결심하고 집을 나와서 절을 찾는 과정, 남자와 세상을 알게 되는 부분, 목숨을 끊으려는 남자를 보살피고 맘을 돌리려는 행동, 절이 아닌 병원에서 간호사로 몇 년을 지내면서 또다른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중에는 병원 옆에 암자를 지으려 했으나 허망하게 계획이 어그러지는 순간, 은선 스님의 입적 이후 외톨이가 된듯 뒤로 나앉게 되는 순녀의 모습 등 공감을 갖고 볼 수 있었다. 

좀 두꺼워 보였는데 중간부터 맘 먹고 보았더니 책이 잘 읽혔다. 절에서 무념무상으로 도량을 넓힐 수도 있으나 세속에서 온갖 일을 겪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것 또한 깨달음을 얻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자영업을 하면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쉬웠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책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말하는 것처럼 내 길을 모색하며 알차게 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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