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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 셔플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달간 필리핀 어학연수를 했던 때가 떠올랐다. 마닐라 시내 옆 원어민 교사가 소개해준 호텔에 묵게 되었다. 화려하고 밝은 마닐라 시내와 달리 호텔은 음침한 곳에 있었다. 마치 범죄가 일어날 거 같은 그런 느낌의 동네였다.
이 책을 읽을 때 그 동네를 떠올리며 읽었따.
할렘과 브로드웨이 시내가 교차하여 보여준다. 할렘에서 마치 범죄가 일어날 거 같은 느낌과 언제도 범죄가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느낌들이 가득하다. 반면 브로드웨이 길거리는 화려하고 밝은 곳으로 그려진다.
마치 가게 세를 내듯 형사에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고 범죄에 눈을 감는 도시 속에서 주인공은 도덕적으로 사려고 노력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시대는 1960년대 상황이고 3부로 나누어진 시간의 변화 속에서 주인공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쩌면 1960년대 시대의 배경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도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우리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는 개인의 선택과는 달리 나도 모르게 물들어가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의 본성이 ‘선’이라고 하더라도 ‘악’에 휘말리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악에 기울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생각해야 할 것은 공리주의적 문제와 기독교의 ‘신장론’에 대한 문제이다. 공리주의부터 살펴보면 이렇다.
단 한 번 시간 여행을 할 기회가 주어졌다. 행선지는 1900년 오스트리아의 린츠다. 요컨대 어린 아돌프 히틀러를 죽일 기회가 주어졌다. 시간 여행 사정상 '아돌프를 올바르게 키워서 독재자가 되는 것을 방지한다.', '오스트리아의 정치경제 상황을 개선한다' 같은 선택지는 불가능하다. 어린 아돌프는 아직 그 어떤 범죄도 저지른 적이 없지만, 이대로 제노사이드를 벌일 것은 분명하다고 가정하라. 곧 어린 아돌프 1명을 죽이면 수백만의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사실 이 문제에 답하기 어렵다. 어린 히틀러는 아무런 잘못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공리주의자는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또 기독교의 신장론에선 신은 선한데 악이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곤 한다.
주인공 레이 카니는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프레디의 대형 사고, 즉 호텔 레리사 강도 사건에 일원으로 휘말리면서 목걸이를 도난당한 폭력배의 분노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이후 카니는 범죄자 아버지로 배운 기지 때문에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그렇지만 범죄세계에 들어온 카니는 이제 범죄 세계를 이용해 다가오는 위기를 하나씩 해결 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평범했던 시민이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들키지 않고 오히려 배포를 확장시킨다는 사실에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도덕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여기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과정이 악해도 결과만 해도 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이 힘든데 조건 없는 도덕적인 것만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만이 정답이느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하였던 거 같다.
어쩌면 공리주의에 결과론 주의적인 해석에 작가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여러 가지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