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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의 역사 - 인류 역사의 발자취를 찾다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성춘택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0월
평점 :
'생각할 고, 옛 고, 배울 학'이 합쳐져 이름 지어진 고고학.
유물과 유적을 통해 옛 인류의 생활, 문화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여러 학문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고고학은 참 매력적인 학문인 것 같다.
내가 읽었던 만화나 책에 나오는 고고학자들이 항상 도도하고 지적인 면모들을 보여줘서 더 그런 느낌을 받는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고고학자들은 유명한 고고학자도 물론 나오지만 고고학자라고 이름 붙이기엔 애매한 인물들도 참 많이 등장한다.
고고학자의 마음으로 유물을 발견하기 보단 돈을 목적으로 발굴한 인물들도 꽤 있고, 우연히 개가 지나다가 동굴을 발견하거나 유물을 발견하는 경우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 인물들(개 포함)은 고고학의 고결한 의미를 생각하며 연구를 위한건 아니었지만 우연히라도 고고학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었기에 책에 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시작은 400년 전의 우연한 관찰로부터 지금 21세기의 체계적인 연구조사단에 이르기까지 고고학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데 큼직큼직한 고고학의 역사들을 정리한 연대표를 보고 난 후 목차순대로 고고학의 역사를 읽다보면 어느순간 세계에서 벌어진 놀라운 발견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에 매료되어 400장이 넘는 페이지임에도 두껍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마지막장이 아쉬워질 정도로 책에 빠져들게된다.
우리가 잘 알고있는 나폴레옹은 학문, 특히 고고학에 대한 열정을 지니고 있던 인물로 나오는데~ 이집트의 문명을 연구하다가 이상하게 생긴 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돌은 세 가지 양식의 문자로 덮여있었는데 고대 이집트의 공식 문자, 속용문자, 그리스 문자가 덮여있었다.
나폴레옹은 어떻게든 문자를 해독하고 싶어했지만, 그 시기엔 문자를 해독 할 방법을 알지 못했고...
그로부터 23년이 흘러서야 샹폴리옹이라는 사람이 상형문자를 해독하여 연구 주제의 길이 열렸다고 한다.
고고학의 발견은 이뿐이 아니었다.
성경 속에만 존재하던 바빌론과 니네베가 고고학 발견을 통해 실제로 존재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구약 성경의 기록 중 상당 부분도 검증되었다.
또한 마야문명, 빙하시대의 크로마뇽인, 알타미라 동굴, 미노스 문명, 아시아의 고고학, 아이스맨, 스톤헨지 등도 연구할 수 있었다.
(연대측정법이 등장하면서 더 많이 발전하게 된다.)
고고학 덕분에 상상속에만 그쳐있던 많은 고대의 역사들이 밝혀 질 수 있었고 다양한 관점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고고학자들이 조각상, 건물지, 황제의 무덤 등을 발굴하고, 실험실에서 토기 조각이나 동물 뼈를 연구하기도 하며, 마야 지배자들의 종교 신앙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고, LIDAR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면서 깊은 열대림에서도 전체 경관과 유적을 파악하고 있지만...
갈수록 정교하고 전문화 된 고고학으로 인해 이제는 굉장한 장식품이나 고분같은 경이로운 발견은 드물어졌다.
그럼에도 고고학은 여전히 흥미로운 학문이다!
왜냐면 고고학은 우리가 왜 비슷한 생김새인지, 서로 다른지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우리가 적응하는 방식도 설명해 준다.
해마다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고,
기술적으로도 진전하여 더 쉽게 과거의 사람들을 어깨너머로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고고학이 학문으로 발돋움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중요한 발굴이나 사건, 인물을 중심으로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마지막에 저자는 우리에게 '과거는 우리 모두의 곁에 있다. 고고학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즐길 수 있다. 그러니 만약 다음에 고고학 유적을 찾게 된다면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 바란다'라고 바람을 적어놓았다.
이제는 산업화가 안된 곳이 없는 우리나라라 새로운 유적을 발굴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다음에 경주 여행을 가게 된다면 현재 발굴되어있는 유물과 유적들을 볼 때 좀 더 깊은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그 시대를 상상해 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