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사랑 이탈로 칼비노 전집 8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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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의 이탈로 칼비노 소설은 제목부터 환상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었던 반면, 이번 소설은 현실적인 느낌이 팍팍 느껴지는 제목이었다.

『힘겨운 사랑』이라니!

그래서 더 궁금하긴 했다. 현실적인 내용들을 어떻게 이탈로 칼비노만의 색깔로 입혀놨을까 하고.

『힘겨운 사랑』은 '힘겨운 사랑'과 '힘겨운 삶'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둘 다 실제로 어딘가에서 일어났을 법한, 그리고 일어나고 있을 법한 내용들이 다 담겨있어 공감도 많이 됐고, 재밌기도 했고,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 언뜻언뜻 보이는 환상성도 있어, 역시 이탈로 칼비노구나 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들었다.

'힘겨운 사랑'은 총 13편의 단편들로 군인, 도둑, 해수욕객, 회사원, 사진작가, 여행자, 독서광, 근시, 아내, 신혼부부, 시인, 스키어, 운전자의 모험을 보여준다.

특히 재밌었던 편은 해수욕객과 독서광의 모험이었는데~ 「어느 해수욕객의 모험」 같은 경우는 작품해설에서 이탈로 칼비노가 가장 공들인 작품이라고 언급된 단편이기도 하다.

이 편은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영하고 있던 이조타 바르바리니 부인의 하의 수영복이 사라지면서 일어나게되는 그녀의 불행, 머릿속에 떠오르는 온갖 생각들, 현재 해변의 상황, 도움을 요청했을 때에 대한 예측, 그리고 마지막 보트남과 소년에 의해 구조되는 이야기까지! 비록 짧지만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 일어나는 사람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어느 독서광의 모험」은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유유하게 독서를 하던 아메데오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로~ 독서에 집중하고 싶지만 자꾸 신경쓰이는 일들이 자꾸 생겨 독서를 하느냐, 저걸 먼저 하느냐에 대한 내적갈등이 계속 이어지는 내용이다.

그는 옆으로 누워서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책을 들었지만 그 정도 높이로 책을 들고 읽기가 힘들어서 결국 책을 내리고 말았다. 이제 책을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는 시선이, 한 행이 끝나고 다음 행의 첫머리에 올때마다, 페이지 여백 너머로 바로 보이는, 혼자 피서를 온 여자의 다리와 부딪쳤다. p102

하지만 책은 펼쳐진 채로 매트 옆에 떨어졌다. 하지만 몇 페이지가 넘어가 버렸다. 아메데오는 격정적으로 포옹을 하는 순간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 손으로 정확한 페이지에 갈피표를 꽂아 놓으려 애썼다. 급히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데 읽었던 곳을 찾지 못해 책장을 이리저리 넘기는 일보다 더 짜증나는 건 없으니까.

"당신도 와, 마지막으로 수영하게..."

아메데오는 입술을 깨물며 마지막까지 남은 페이지를 계산했다. p113

독서할 때는 독서만 하도록! 아메데오!!

'힘겨운 삶'은 총 2편의 단편으로 아르헨티나 개미와 스모그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아르헨티나 개미」를 읽으면서는 괜히 내 옆에 개미가 지나갈 것 같고, 몸이 갑자기 간지러운 느낌도 들고 그랬다.

작품해설에서 개미와 스모그는 미세하고 그 형체를 뚜렷이 분간하기 어렵지만 인간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서서히 지속적으로 인간의 삶을 갉아먹는다라고 표현해놓았다. 이 말이 참 공감되어 적어본다.

'힘겨운 사랑'도 그렇고 '힘겨운 삶'도 그렇고, 요즘 현대인들의 고민이나 문제점들을 하나씩 집어놓아 생각할거리를 던져준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무거운 내용은 또 아니다.

유쾌하고 즐겁게 풀어 독자에게 전달하는게 이탈로 칼비노의 매력이니까.

항상 다음작품이 기대되는 이탈로 칼비노!

다음작품도 얼른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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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 - DNA 속에 남겨진 인류의 이주, 질병 그리고 치열한 전투의 역사
요하네스 크라우제.토마스 트라페 지음, 강영옥 옮김 / 책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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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에렉투스의 유전자 여행』은 2009년 어느 겨울날 아침 저자의 책상 위에 놓여진 작은 뼈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대 DNA 연구분야에서 떠오르는 인재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는 라이프치히 실험실에서 작은 뼈의 DNA분자 추출을 진행했고, 염기 서열 분석기의 분석 결과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시베리아에서 발굴된 이 손가락 조각은 약 7만 년 전 소녀의 것으로 추정 되고, 이 소녀는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원시 인류의 유형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시 저자는 만일 이 뼛조각이 호모 에렉투스의 것이라면 우리 팀은 세계 최초로 호모 에렉투스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용은 자연스럽게 '고고유전학'과 '유전자 여행'으로 이어진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기점으로 19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의 탄생부터 시작해 진화의 실체를 완벽하기 밝히기 직전인 현대, 그리고 이 주제와 관련된 정치적 논쟁뿐만 아니라 유럽의 역사를 통한 고고유전학 지식의 세계가 펼쳐진다.

여기서 잠깐! 고고 유전학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하고 싶다.

나는 이 책에서 고고유전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알게되었는데~ 고고 유전학은 인간유전학에서 개발된 기술로 오래된 뼈, 치아 혹은 토양 시료 등 고고학 유물을 분석하고, 이러한 유물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해 오래전 죽은 사람들의 혈통을 귀납적으로 추론 하고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근원적인 질문들 중 일부에 새로운 답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학문이라고 한다.

고고유전학에서는 돌연변이를 인류 역사의 전환점으로 보는데 가령 인간이 먼 친척뻘인 유인원 보다 털이 적은 이유는 돌연변이 때문이라고 한다. 또 하나, 우리가 우유를 마셨을 때 설사를 하고 배에 가스가 차는 사람들은 유당분해효소 생산을 중단시키는 돌연변이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나와있다.

이 외에도 고고유전학은 유전자 정보를 통해 아나톨리아인의 이주 사실을 최초로 입증하기도 하고, 동일한 환경조건에서 살았지만 각각의 집단이 자신들의 고유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도 발견하고, 8000년 전 유럽의 신석기 혁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경로는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고고유전학의 발전 덕분에 정말 많은 주장에 근거를 제공하고 있구나 느꼈다.

사실 여기서 다루는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비슷한 서적에서 다 다룬 내용들이었지만, 그것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유전자'라는 정보를 입혀 정확하고 흥미롭게 설명되어져 있는 게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또 하나의 장점은 게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주경로, 토기문화 경로, 언어 경로, 주석과 구리 매장지, 페스트균의 확산, 나균, 결핵, 흑사병, 매독의 발생과 이동, 2012년 순수 이주민의 수를 보기 쉽게 지도로 표기해 놓았다는 점이다.

글로만 보았다면 아마 쉽게 이해되지 못했으리라.

고고유전학은 인간의 게놈에서 점점 더 많은 비밀을 캐내고 있다. 목표는 단 한 가지, 우리 자신과 우리의 본성을 철저히 파헤치는 것이라고 한다. 그들의 여행은 계속될 것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인간은 어디에서 왔는가? 인간은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게 된다면 유전자 여행 2편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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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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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어디서나 단골소재로 등장하는 연인의 배신, 가장 믿었던 친구의 배신이란 진부한 소재를,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흡입력 있는 전개를 입혀 아주 흥미롭게 풀어낸 추리 소설이다.

범인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위에 언급했던 배신자 둘이다!

소노코는 어느 날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유화를 보고 덜컥 그 그림을 사게되면서 유화그림의 주인인 준이치와 인연을 맺고 자연스럽게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소노코는 언젠가 자신의 절친 가요코와 서로 결혼할 상대가 생기면 꼭 소개 시켜주기로 약속을 했었기에 날을 잡아 남친 준이치를 소개시켜주는데...

그게 화근이 되어 둘에게 배신을 당한다. (그녀 몰래 둘이서 바람을 피워버린다!!!)

소노코가 제일 먼저 유일한 혈육인 오빠에게 준이치를 소개 시켜줬다면, 이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까?

그녀도 이런 생각을 잠시 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둘의 배신에 심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웠던 소노코는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오빠 말고는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내가 죽으면,아마 가장 좋을거 같아' 등의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뒷 날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끊는데... 다음 날 소노코는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게 됐다.

그 날, 누군가에게 살해 당했기 때문에.

소노코의 오빠인 야스마사는 고향에 내려오지 않는 동생이 걱정되어 직접 도쿄로 올라오게 되고 소노코의 방에서 그녀가 살해당한채 누워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교통경찰인 그의 눈썰미로 방안의 살해단서들을 발견하고 자신이 직접 범인들을 찾아 심판을 하기로 결심!! 형사들에게 동생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시킨다.

그러나 범인을 찾기위해 필사적인 야스마사의 주변을 돌며 계속 소노코의 자살에 의문을 품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의 형사 가가다.

이번에도 가가의 추리력은 빛을 발하게 되는데~~!!!

과연 범인은 둘 중 누구인가?

옛 연인인 준이치? 가장 친한친구였던 가요코?

이번 편을 보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오빠의 입장에서 타살당한 여동생을 자살로 꾸며 범인을 찾을만큼 얼마나 많은 생각들과 고통을 받았을까 싶어서.

처음 여동생의 죽음을 보며 눈물도 흘리지 못했는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둘 중 누가 죽였는지는 맨 마지막까지 추리를 하게 유도되어 있지만 난 왠지 000이 죽였을 것 같았다.

못된X!

갈수록 재밌어지는 가가형사 시리즈!

다음 편에선 또 어떤 추리로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넘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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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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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부터 강렬하다.

화려한 깃털 그림에 눈길이 가면서 어떤 내용일까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깃털 도둑』. 게다가 제목마저 자극적이다.

그래서 당연히 픽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실화였다.

물고기가 많은 상류에 가까워지자 우리는 허리를 살짝 굽혀 자세를 낮췄다. 낚시를 할 것도 아니면서 플라이를 만들기 위해 희귀 깃털을 찾아다니다니, 취미가 유별나다고 생각했다.

"그건 약과예요. 혹시 에드윈 리스트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어요? 아마 그가 플라이 타이어들 중에 최고일 겁니다. 플라이에 붙일 깃털을 구하기 위해 영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새들을 훔쳤을 정도니까요" p22

이 이야기를 듣게 된 '나'(저자)는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하는 유별난 사람들이라든지, 처음 들어보는 특이한 새들, 골동품이 가득한 박물관, 중세의 플라이, 빅토리아풍 모자, 깃털 밀매업자, 무덤 강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중심에 있는 플루트를 연주하는 도둑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흥미를 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자료를 조사하고 플라이 타잉 커뮤니티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트링 박물관을 방문하게 되면서 이 범죄가 진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과학계에 어떤 손실을 입혔는지를 몸소 깨닫게 되는 저자.

그는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사라진 새들을 찾기위해 5년의 시간을 바쳐가며 동분서주한다.

에드윈이란 작자는 어떻게 박물관에서 깃털을 훔칠 수 있었는가?

아니, 좀 더 과거로 돌아가서 애초에 왜 이렇게 깃털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1999년 늦여름, 에드윈은 거실을 서성이다 우연히 보게된 <오비스의 플라이 낚시 교실>에서 평범한 깃털이 플라이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넋을 잃고 만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고 엄마의 구스 베개에서 깃털을 몇 가닥 뽑아 플라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냥 취미 수준이었던 플라이 타잉이 집착과 강박으로 변화한 계기는 '낚시꾼의 예술'이라는 대회에서 빅토리아 시대풍의 커다란 연어 플라이가 진열된 것을 보게 되면서부터였다.

에드윈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전시품이 모여 있다는 곳을 직접 가보기로 결심하고 자연사박물관에 거짓말을 치고 견학을 하러 간다.

트링박물관에 끝도 없이 가득 놓인 새들을 본 그는 박물관을 나온 뒤, 다시 이 곳을 들어올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 곳에 있는 새들을 전부 훔쳐야 겠다는 무서운 계획을 세운다.

당시 스무 살이었던 에드윈에게 이 계획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정당화 되었다.

새만 있으면 플루티스로서 야망도 실현하고, 타잉계에서 그동안 누리고 싶었던 지위도 누리고, 가족도 도울 수 있고, 새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기에(깃털 시장에서 공급은 수요를 결코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에) 든든한 보험도 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박물관에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새가 필요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기에.

에드윈은 '박물관 침입 계획'을 실행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한다. 그리고 많은 새들과 새의 깃털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팔려 나갔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그는 깃털 도둑을 잡는 수사망에 걸려 재판을 받게되는데...어처구니 없게도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병명 덕분에 집행유예 12개월만 받고 재판은 끝나버린다.

나는 박물관에서 일어나는 절도 소식을 전해 들을수록, 박물관을 둘러싼 이야기 속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에는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나 리처드 프럼 박사, 스펜서 , 아일랜드인 형사, 독일 체펠린 비행선의 폭격으로부터 새들을 지키고자 했던 큐레이터들, 새 가죽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키워주고자 노력했던 과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수세기에 걸쳐 새들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에게 새들은 마땅히 지켜야 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공통된 신념이 있었다. 그 새들이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신념과 과학은 계속 발전할 것이므로 같은 새라도 그 새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계속 제공될 거라는 신념 말이다.

또 다른 쪽에는 에드윈 리스트가 속하는, 깃털을 둘러싼 지하 세상이 있었다. 거기에서는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는 탐욕과 욕망에 사로잡혀 더 많은 부와 더 높은 지위를 탐하며, 몇 세기 동안 하늘과 숲을 약탈해온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p344~345

저자는 박물관에서 사라진 새들을 찾기위해 끝까지 노력하지만 끝내 다 찾지 못한다. 박물관에서 돌려달라는 호소문도 올렸고, 저자도 엄청 고생했는데...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깃털 도둑』을 읽으면서 아름다움을 향한 집착과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많은 것을 앗아가고 파괴하는지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화 내용을 보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고, 특히 마지막에 이 책에 자주 언급되었던 새들 사진과 에드윈이 훔쳐간 새 표본들 사진은 더더욱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마음마저 먹먹하게 만들었다.

놀라운 실화 속에 담긴 묵직한 메세지를 잊지 않도록 두고두고 새겨두어야겠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좀처럼 만족하지 못하고 반드시 소유하려 한다.

-마이클 소마레 파푸아뉴기니 총리(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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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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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책 제목도, 책 표지도, 책 내용도 완전 취향저격!!

이번 책은 동서양 막론하고 좋아하는 장르 '판타지'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책머리에도 적혀있지만 이 책에 담긴 판타지들을 한꺼번에 다룬 자료는 지금까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생각했을 때 더더욱 읽어보아야 하고 소장가치도 충분히 있는 책인 것 같다.

『설화와 기담사전』은 총 다섯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파트1 '신화와 전설', 파트2 '영물과 괴물, 요괴', 파트3 '괴담과 기담', 파트4 '믿기 어려운 사실들', 파트5 '이승과 저승'에 대한 흥미롭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가득가득하다.

어느 민족, 어느 문화권이든 그들 종족의 뿌리가 있으며 그에 따른 신화와 전설이 있기 마련!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창세신화인데, 사실 다른나라 창세신화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찾아보지 않는 이상 그 나라의 창세신화를 자연스럽게 알기란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은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창세신화를 아주 재밌게 풀어내고 있으며, 창세신화 뿐만 아니라 한번씩 판타지에서 들어본 이름들(도깨비, 서왕모, 마고할미, 요마, 키메라, 드래곤 등)에 대한 기원과 생김새, 그와 관련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 그 외 여러가지 설명들이 화려하게 이어진다.

『설화와 기담사전』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꽤 많았는데 가령 '지네'의 경우, 흉측한 요괴지만 알고보면 '재산과 재물'을 가져다 주는 요괴기도 하다는 것! 그리고 요괴를 정의하는 기준도 학자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서양이나 중국의 요괴들은 악귀, 즉 인간을 죽이거나 큰 피해를 주는 악한 요괴들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의 요괴들은 거의 대부분 그렇지 않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호랑이와 여우와 관련된 전설과 민담이 많은 반면, 유럽을 비롯한 서양에는 늑대와 관련된 신화와 전설, 민담이 매우 많다고 한다. (갑자기 이 글을 읽는데 '트와일라잇'시리즈가 생각났다.)

그 외에도 마법이 처음 등장한 시기, '엄지 척'의 기원, 숫자 13을 싫어하게 된 기원, 숫자 666에 대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이승과 저승을 관장하는 다양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정말 매력 넘치고 흥미롭고 재밌는 내용들이 다 모여있다.

세계의 수많은 신화와 설화, 전설, 민담, 기담, 괴담을 다 모아 환상적인 이야기를 보여주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

시간과 공간의 경계도, 상상력의 경계도 없는 판타지의 세계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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