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필사책 - 흔들리는 삶의 지침이 되어 줄 다산의 문장들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 유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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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이 필사책은 다산의 명언을 모아 읽는 책이라기보다는 그의 문장을 손으로 쓰면서 자신의 마음과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먼저 정약용은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사상가이다. 정조의 신임을 받아 관직에 나아갔고, 수원 화성 축조 과정에서 기술적 연구에 참여했으며, 암행어사와 지방관으로 활동하면서 백성의 현실을 직접 살폈다. 신유박해로 강진에 유배된 뒤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던 그는 그 시간을 좌절과 체념으로 보내지 않고 경학, 정치, 행정, 경제, 법률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수많은 책을 집필하는 시간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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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배움과 실천을 연결한 점이다. 많이 아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배운 것을 자신의 삶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다산의 글에는 마음가짐이나 자기 수양뿐 아니라 가족을 대하는 법, 공부하는 법, 일을 대하는 태도, 백성을 위한 책임 같은 현실적인 내용이 함께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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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석무 교수가 <여유당전서>를 비롯한 방대한 저술에서 74개의 문장을 골라 엮은 필사책이다. 74구절을 여섯 가지 주제- 마음, 태도, 관계, 배움, 책임, 삶- 로 나누었다. 각 구절을 읽고 바로 옆 필사면에 직접 써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각 장의 긑에는 다산 연구자인 박석무의 해설인 '박석무의 다산 산책'이 실려 있어 짧은 문장만 읽을 때 놓치기 쉬운 다산의 삶과 생각을 보충해 준다.

단정한 태도에서 깊은 글이 나온다.(p76)

이 문장을 읽으며 글을 잘 쓰는 능력보다 먼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돌아보게 된다. 단정함은 겉모습의 가지런한 것은 물론이고,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하루의 생활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며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태도에 더 가까울 것이다. 나 역시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책을 읽어도 문장이 들어오지 않고, 글을 쓰려고 해도 정리되지 않았다. 매일의 생활을 성실하게 살아가며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일 때 비로소 한 사람의 문장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더 많이 이루었는가보다 하루를 어떤 태도로 살아냈는가가 내 생각의 깊이를 결정한다는 다산의 뜻이 헤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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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공부법인 초서, 즉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이나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골라 직접 옮겨 적는 것과도 연결된다. 읽고 쓰고 생각하고 내 삶에 비춰 보는 과정을 통해 좋은 문장을 머릿속 지식으로 남겨두는 데 그치지 않고, 나의 생각과 태도를 돌아보며 삶의 기준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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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필사하면서 정리해야 할 것은 감정 자체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그 감정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기준을 세우는 일에 가깝다. 흔들릴 때마다 다시 나를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바로잡도록 돕는 필사책으로 이만한 내용은 없는 듯 싶다.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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