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필사책은 다산의 명언을 모아 읽는 책이라기보다는 그의 문장을 손으로 쓰면서 자신의 마음과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먼저 정약용은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사상가이다. 정조의 신임을 받아 관직에 나아갔고, 수원 화성 축조 과정에서 기술적 연구에 참여했으며, 암행어사와 지방관으로 활동하면서 백성의 현실을 직접 살폈다. 신유박해로 강진에 유배된 뒤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했던 그는 그 시간을 좌절과 체념으로 보내지 않고 경학, 정치, 행정, 경제, 법률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수많은 책을 집필하는 시간으로 채웠다.
다산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배움과 실천을 연결한 점이다. 많이 아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배운 것을 자신의 삶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다산의 글에는 마음가짐이나 자기 수양뿐 아니라 가족을 대하는 법, 공부하는 법, 일을 대하는 태도, 백성을 위한 책임 같은 현실적인 내용이 함께 들어 있다.
이 책은 박석무 교수가 <여유당전서>를 비롯한 방대한 저술에서 74개의 문장을 골라 엮은 필사책이다. 74구절을 여섯 가지 주제- 마음, 태도, 관계, 배움, 책임, 삶- 로 나누었다. 각 구절을 읽고 바로 옆 필사면에 직접 써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각 장의 긑에는 다산 연구자인 박석무의 해설인 '박석무의 다산 산책'이 실려 있어 짧은 문장만 읽을 때 놓치기 쉬운 다산의 삶과 생각을 보충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