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딴체, 시를 담는 필사 - 3가지 필체로 따라 쓰는 서정시 36편
또딴 지음 / 경향BP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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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내어 필사를 하며 글씨를 가다듬고, 눈과 손을 한곳에 집중하는 고요한 몰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펜 끝에 온 신경을 모아 문장을 정확하게 채워나가는 순간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평온을 느낀다. 필사의 즐거움에 빠져 있는 요즘, 서로 다른 감성을 담은 세 가지 필체로 한국의 대표 서정시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 의미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세대를 넘어 사랑받아 온 한국 대표 서정시 36편을 손끝으로 가만히 따라 적으며 마음을 돌보는 필사 책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한용운의 <님의 침묵>, 정지용의 <향수>, 윤동주의 <서시>와 <별 헤는 밤> 등 시대를 관통하며 우리의 마음을 울린 시인들의 아름다운 문장들이 담겨있다. 눈으로만 읽던 시를 손글씨로 직접 써 내려가는 과정을 통해 시인의 마음과 문장을 다시 음미하게 된다.


오장환 시인의 <정거장>은 떠남과 머무름, 그리고 기다림이 교차하는 공간의 쓸쓸함과 대조적인 활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복잡한 기차 소리와 사람들의 발길이 오가는 정거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시인이 삶의 단면을 포착해 내듯, 나 역시 소란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필사하는 그 순간만큼은 나만의 정거장에서 마음을 정돈한다.

이 책의 매력은 같은 시라도 쓰는 필체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과 여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정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또딴체를 통해 담담한 서정을 배우고, 동글동글 따뜻한 또몽체로 부드럽고 포근한 감정을 느끼며, 깊은 성찰을 전하는 또감체로 성숙한 시의 세계를 접해본다. 글씨의 모양과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는 시를 만나는 시간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나는 유독 동글동글하고 따뜻한 또몽체에 마음이 간다.

운율과 은유가 살아있는 시를 필사하는 것은 시인의 마음에 나의 마음을 더하는 감정이다. 느린 속도로 시를 따라 쓰는 동안 깊은 사색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마음에 남은 문장을 직접 기록할 수 있는 포토카드가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갈피로 간직하거나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선물로 활용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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