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분명 취지는 좋다. 짧은 글로 바쁜 일상 속에 사유의 시간을 만들어주겠다는 방향도 지금 시대와 잘 맞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을 펼치기 전, 이미 마음이 조금 멀어졌다.
우선 형태부터가 그렇다. 북 스탠드 일체형 커버라는 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실제로는 호지캐스로 고정된 구조 때문에 표지가 쉽게 상하고, 책을 다루는 감각도 썩 편하지 않았다. '언제든 펼쳐두고 보라'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물성 자체에서 오는 만족감은 오히려 떨어지는 편이었다.
구성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108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나 맥락보다는 좋은 문장을 모아 묶어놓은 듯한 인상이 강하다. 한 편 한 편은 나쁘지 않지만, 읽다 보면 책을 '읽는다'기보다, 어딘가에서 본 듯한 문장들을 다시 소비하는 느낌에 가까워진다. 조금 더 치밀한 편집이나 주제의식이 있었더라면 훨씬 깊어질 수 있었을 텐데 성의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완전히 무의미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짧은 문장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 유효하고, 때때로 마음을 붙잡는 문장도 있다. 자극적인 정보 대신, 생각을 머물게 하는 문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책이라는 형태로 묶였을 때의 밀도와 완성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