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시, 자연을 닮다
심재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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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이 책을 펼친 이유는 분명하다. AI 시대 속에서 인간이 붙잡아야 할 삶의 기준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술은 눈앞의 세계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지만, 인간의 감각과 관계, 사고의 속도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 간극 속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겨난다.

진정한 AI도시는 기술과 자연이 감응하는 도시다. (p10)

데이터로 설계된 도시를 살리는 힘은 계산에 있지 않다. 기술이 만든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감응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그 감응이 도시의 구조 속에 오래 남아 있는 사례로 피렌체를 제시한다. 오늘날 다시 회복하려는 도시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AI 도시, 자연을 닮다>는 기술 중심의 미래를 말하면서도 시선을 인간과 자연으로 돌린다. 저자는 도시를 기능적 공간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바라본다. 자연의 질서와 리듬을 닮은 도시, 인간의 삶과 조화를 이루는 기술의 방향을 제시한다. 효율성과 속도에 집중된 기존의 기술 담론과는 결이 다르다.

책은 더 빠른 발전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묻는다. AI는 인간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삶을 돕는 도구로 위치해야 한다는 관점이 일관되게 드러난다. 기술이 인간을 이끄는 구조가 아니라, 인간이 삶의 기준을 세우고 기술을 선택하는 구조를 강조한다.

또한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들- 공간, 관계, 환경- 이 기술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자연의 순환과 균형, 여백의 가치, 공존의 방식이 도시 설계와 이어지면서 기술과 자연이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책에서 코펜하겐이 보여주는 길은 친환경 정책의 범주에 한정되지 않는다. 도시는 기술로 움직이지만,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사람의 감성과 자연의 흐름에 있다. 코펜하겐의 변화는 이동 체계에 그치지 않는다. 항구와 주거, 산업시설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이루는 거의 모든 영역을 효율의 대상이 아닌, 삶의 감각이 머무는 공간으로 재해석해 왔다. 저자가 제시한 '감응하는 가능성의 도시'라는 주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속도가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속도를 따라잡는 능력이 아니라, 방향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그 기준은 자연의 질서, 관계의 회복, 삶의 균형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기술의 미래를 말하면서 인간의 현재를 묻는다. 무엇을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기술을 받아들일 것인가. 이 질문을 오래 붙들게 만드는 책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나의 감성과 경험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도시와 기술, 자연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살피면서, 나 자신의 삶과 주변 환경에 대한 감각도 새롭게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AI 시대에도 잃지 말아야 할 삶의 기준과 방향을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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