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의 식탁에서 빵은 더 이상 특별한 간식이 아니다. 아침을 대신하는 식사이자, 바쁜 오후의 허기를 달래는 선택이며, 때로는 마음이 가라앉을 때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는 음식이기도 하다. 쌀 중심의 식문화 속에서도 빵은 어느새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고, 편리함과 위로라는 두 얼굴로 현대인의 하루를 채운다. 나 역시 빵을 좋아해 거의 매일 빵을 먹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라는 제목은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느낀 흥미로움은, 빵이 결코 가볍게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흔히 빵을 빠르게 먹고 잊어버리는 음식으로 여기지만, 이 책 속에서 빵은 언제나 머무는 시간을 동반한다. 빵을 고르며 잠시 망설이는 순간, 종이봉투를 여는 손끝의 감각, 한입 베어 문 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숨 고르기까지, 작가들은 그 짧은 장면들을 놓치지 않는다. 우울하거나 화가 났을 때 빵을 먹거나 굽는 장면들에서는, 감정을 해결하기보다 감정과 함께 존재하는 방식이 빵을 통해 드러난다. 우울해서 빵을 구웠어, 화가 날 땐 빵을 먹어라는 문장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그냥 그 마음으로 하루를 지나가게 해준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빵이 개인의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관계를 이어주는 언어가 된다는 것이다. 엄마와 나눠 먹던 모카빵, 가족에게 건네는 소금빵, 친구에게 보내는 딸기 타르트 같은 이야기들은 빵이 감정을 설명하는 매개체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 전하는 방식으로서의 빵은 하루의 온도를 적당히 따뜻하게 유지해준다. 기쁠 때 빵을 나누는 장면들에서는 성취나 성공보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