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만 틀어도 ‘AI’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챗GPT, 생성형 AI, 딥페이크까지—기술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진화하고 있고, 그 속도를 따라잡기조차 벅차다. 나 역시 일상에서 이미 인공지능과 부딪히며 살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도구’로만 인식하지 ‘동반자’로 받아들일 준비는 덜 되어 있었다. 그런 시점에서 만난 책이 바로 임춘성 교수의 <HELLO AI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다.
이 책에 관심이 간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편리함보다도, 일자리 상실, 정보 왜곡, 편향된 판단 등 더 큰 불안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인공지능과 사람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답을 찾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런 고민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개인·사회·기업·국가라는 다양한 층위에서 AI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지 차분하게 길을 제시한다.
책의 구성은 사계절의 흐름을 따르는 점이 인상적이다. 봄에는 인공지능을 ‘의식하기’, 여름에는 ‘알아가기’, 가을에는 ‘함께하기’, 겨울에는 ‘이겨내기’, 그리고 다시 봄에는 ‘행복하기’로 돌아온다. 단순히 기술 설명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삶과 연결된 순환적 서사를 담아내는 방식이 마음에 남았다. 마치 독자에게 “AI와의 관계도 계절처럼 변하지만, 결국은 공존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하다.
읽으면서 가장 강하게 각인된 부분은 ‘인공지능은 스며드는 기술’이라는 표현이다. 인터넷이 ‘깔아 주는 기술’, 스마트폰이 ‘같이 있는 기술’이라면, AI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활 전반에 스며든다. 그 말이 절묘하게 와닿았다. 실제로 나는 어느새 AI 번역기, 추천 알고리즘, 음성 비서 등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편리함 속에 불안이 깃든 이 모순된 감정을 “스며든다”라는 말이 정확히 표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