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단순한 건강 정보서나 치매 예방을 다룬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며 곧 알게 되었다. 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마모되고 있는 현대인의 뇌를 통찰하고, 삶의 태도까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중년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나에게, 지금 이 시점에서 이 책은 너무도 절실한 안내서처럼 느껴졌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점점 기억력이 흐려지고, 집중력이 짧아지는 내 뇌의 변화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중년 이후의 삶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인지적 건강 역시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시기이다. 특히 나는 지적인 활동을 즐기며 살아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뇌의 지속 가능한 활력을 유지하고 싶은 열망이 컸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천적인 지혜를 제시해주었다.
현대인의 뇌는 끊임없는 자극과 정보의 과부하 속에서 피로에 지쳐가고 있다. 스마트폰, 미디어, 멀티태스킹은 뇌를 쉬지 못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생각의 깊이와 감정의 여유를 갉아먹는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인의 뇌 상태를 '지속적 과열'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한다. 생각하지 않고 반응하고, 기억하지 않고 검색하는 뇌. 이대로라면 뇌는 기능 이전에 ‘존재’ 자체를 위협받는다고 경고한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생각을 되살려야 한다. 삶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책의 첫인상은 절박함이다. 매년 10만 명 이상, 12분에 1명씩 뇌졸중을 겪는 현실. 하지만 그 수많은 경우 중 상당수가, 아주 작은 수고로도 충분히 예방 가능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지는 비극이 아니다. 오랫동안 방치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심방세동이 천천히 뇌를 조여온 결과다. 평소 관리만 했다면 막을 수 있는 병. 하지만 ‘그때 알았더라면’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이미 한 번의 뇌졸중을 겪은 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