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마인드셋 - 노년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내 몸의 주도권을 되찾고 무너진 삶을 회복하는 법
정희원 지음 / 웨일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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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저속노화라는 개념을 대중적으로 알린 정희원 교수가 그간의 오해를 바로잡고자 펴낸 결정판이다. 특히 가속 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건강을 되찾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출간 직후부터 언론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빠름과 효율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우리는 점점 더 지치고 병들어간다. 저자는 우리는 건강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잘 나이 드는 능력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저속노화는 단순한 안티에이징이 아니라,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이 책은 건강 실천이 실패하는 이유를 몸이 아닌 마음에서 찾는다. 단편적인 실천법이 아닌 삶의 태도와 관점을 바꾸는 마인드셋을 통해 지속 가능한 건강 루틴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특히 중년 이후 삶의 전환점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는 실질적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총 4장에 걸쳐 저속노화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건강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비판하며, 가속노화를 부추기는 사회 구조를 날카롭게 짚는다. 특히 수면, 식사, 운동, 글쓰기 등 일상 속 루틴을 통해 저속노화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장면들을 제시하며, 건강은 정보나 의지가 아닌 구조와 환경의 문제임을 강조한다. 단순한 건강서가 아닌, 삶의 속도와 방향을 재설계하게 만드는 철학적 안내서다.

저속노화는 늙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아니다. 저자는 이를 삶의 선순환을 만드는 것은 건강한 나이 듦으로 정의한다. 특정 음식이나 루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수면, 식사, 운동, 관계 등 삶 전반을 조율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마인드셋은 단순한 마음가짐이 아닌,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내면의 관성을 재설정하는 힘이다. 마음의 속도가 결국 몸의 속도를 만든다고 저자는 말하며, 건강 실천의 출발점을 '속도 조절'로 제시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중간만 따라가도 균형 있는 삶이다”라는 통념은, 우리가 흔히 ‘무리하지 않고 평균만 지키면 건강할 것’이라는 착각을 비판하는 대목이다. 정희원 교수는 이 통념이 수동적이고 타율적인 삶의 태도를 조장한다고 지적한다. 책에서는 중용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평균값이나 타인의 기준에 맞추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향을 짚는다. 예를 들어, “남들만큼만 운동하고, 남들만큼만 쉬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자신의 몸과 삶의 리듬을 무시한 채 외부 기준에 맞추는 태도이다. 하지만 진짜 균형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저자는 중용은 ‘수동적 평균’이 아니라 ‘능동적 조율’이라고 강조한다. 즉, 나에게 맞는 수면 시간, 식사 방식, 활동량을 스스로 탐색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들과 같은 속도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이 저속노화의 핵심이라는 메시지이다. 이 부분은 특히 중년 이후, 타인의 기대나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아온 이들에게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간만 따라가면 된다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자기기만일 수 있는지를 책은 날카롭게 짚고 있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깊이 다가온 부분은 식사에 대한 관점이었다. 나는 그동안 식사를 단순히 생존을 위한 행위로 여겨왔고, 때로는 바쁜 일상 속에서 대충 때우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 책은 식사를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닌, 자기 자신을 대하는 태도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정성 없이 먹는 식습관은 결국 나 자신을 소홀히 대하는 일이었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자각했다. 식사는 내 몸뿐 아니라 마음을 대하는 태도였다.

이 문장은 내 일상에 조용한 울림을 남겼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식사 시간은 나를 돌보는 가장 일상적이고도 확실한 루틴이었다. 이제 나는 식탁 앞에 앉을 때마다,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함께 돌아보게 된다.

많은 건강 관련 서적이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노력하라고 말하지만, 정희원 교수의 <저속노화 마인드셋>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실천이 어려운 이유를 의지의 결핍이 아닌, 구조의 문제로 바라본다. 예컨대, 수면과 운동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과도한 야근과 시간에 쫓기는 일상 속에서 이를 실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는 말한다. 정보나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 의지를 지지해 줄 구조와 환경이 부재한 것이다. 이 말은 내게 깊은 울림을 줬다. 나는 그간 건강을 돌보지 못한 자신을 탓해왔지만,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처음으로 내 삶의 속도와 구조를 돌아보게 되었다. 건강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지 않은 채, 나 자신을 몰아붙였던 건 아닐까.

<저속노화 마인드셋>은 건강한 삶을 위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너무 빨리 살고 있지 않나요?” 그 질문은 단순한 속도 조절이 아닌, 건강한 나이 듦을 위한 구조와 관점의 전환을 요구한다.

또한 이 책은 가속노화를 부추기는 사회구조 즉, 과로, 완벽주의, 소비 중심의 휴식 등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나만의 가처분 시간을 확보하고, 삶의 주도권을 회복할 것을 제안하다. 이러한 관점은 건강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던 기존 담론을 넘어, 사회구조와 문화적 속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중년에게 나이 듦이 단지 쇠퇴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설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물론 책의 메시지는 강력하지만, 마인드셋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말하는 '속도 늦추기'라는 본질에 주목한다면, 이 책은 진짜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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