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가 익숙한 명화들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다. 우리는 흔히 클로드 모네의 빛과 색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나 빈센트 반 고흐의 강렬한 붓 터치에만 집중하곤 한다. 그러나 고동희 작가는 작품 속에 숨겨진 시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이끌어준다. 마치 그림 속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듯, 그들의 표정과 행동 뒤에 숨겨진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읽어내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화는 특정 시대의 정수이자 그 시대의 인간 존재를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것이다. 명화를 감상하는 행위는 결국 과거의 시간을 여행하고, 그 속에서 살아 숨 쉬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같다는 작가의 통찰은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미술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역사를 통해 미술을 더 깊이 이해하는 다층적인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 듯한 작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고 싶은 독자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림을 통해 시대를 읽고, 시대를 통해 그림을 이해하는 이 책은 우리가 지나쳐 온 많은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명화를 그저 아름다운 그림으로만 보지 않게 되며, 그림 속에서 시간의 숨결과 지금을 살고 있는 나의 삶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는 기쁨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