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 : 역사 1 - 근현대사 사물궁이
김명재 지음, 사물궁이 잡학지식 기획 / arte(아르테)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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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참여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유튜브 채널, 사물궁이 잡학 지식이 기획하고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강의하는 젊은 역사학자 김명재가 집필한 책이다.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된 일상 속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들을 40가지로 선정하여,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준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생활 밀착형 역사 이야기를 통해서 한국 근현대사를 더욱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다. 복잡한 역사적 사건이나 개념도 일상적인 예시와 비유를 통해 설명하며 역사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린다.

사물궁이 잡학 지식의 기획 의도는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호기심을 역사적 지식과 통찰을 제공하는 데 있다. 역사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현재와 연결 지을 수 있도록 서술하고 있다. 각 장은 독립적인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관심 있는 주제부터 선택해서 읽어나갈 수 있다. 궁금증을 출발점으로 삼아, 역사적 사실과 맥락을 친근하게 풀어낸다. 귀여운 캐릭터 '궁이'가 함께 등장하고 일러스트가 시각적인 유쾌함을 주는 서술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근현대사 이야기, 근현대 문화 이야기, 근현대 사회 이야기, 근현대 운동 이야기, 근현대 생활 이야기 이렇게 총 5부로 나뉜다. 특히 흥미롭게 읽었던 주제들을 소개해 본다면, 근대 시기 한국 역사상 최악의 오보로 몇 가지 사례를 들어주는데, 만보산 사건에 대한 오보는 일본과 일부 언론의 왜곡 보도로 인해 한반도에서 대규모 반중 감정과 폭력 사태로 번지게 되었던 사건이다.

일본과 조선의 일부 언론이 사건을 중국인들이 조선인 수백 명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는 식으로 과장 보도를 한 것이다. 일본은 당시 만주 침략을 준비 중이었으며, 한중 갈등을 조장하여 조선인 보호를 명목으로 만주 개입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결국 같은 해 9월 일본은 만주 사변을 일으켜 본격적으로 만주를 점령했다. 만보산 사건은 언론의 왜곡 보도와 오보는 민족 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고, 이 사건은 일본의 분열 조장 전략과 언론의 책임감 부족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사례로 남았다. 이는 역사에서 언론 보도의 정확성과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교육열이 유독 높은 국가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한국의 교육열은 언제부터 심해졌을까?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이 강조되었으며 사립학교 설립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광복 이후에 교육은 개인의 사회적 경제적 성공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에서 교육 열기와 학교 설립의 열기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 중 하나가 군산 공립 보통학교 설립 운동이다. 단순한 학교 설립을 넘어 민족 교육을 위한 자발적 운동으로 3.1운동 이후의 민립대학 설립 운동과 같은 민족 교육 운동의 확산으로 이어졌고, 한국인들이 교육을 통해 민족 자주성을 지키고자 했던 중요한 역사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역사책이지만 재미있는 주제를 다룬 이야기책처럼 술술 읽힌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친 사소한 질문들을 역사적 맥락과 연결해 들려주고 있어서 교과서 접근과는 다른 신선한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개인의 지식을 넓히고 교양을 쌓는 데 도움이 되고 한국 근현대사를 좀 더 가까이서 조명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 사건이 단편적으로 나열되어 있다보니, 전체적인 시대적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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