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를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책 ‘구별짓기’는, 취향이 사회적 계급에 따라 구별되는 것을 밝힌 책으로, 우리가 익히 아는 일상의 문화적 취향에 따라 사람들의 계급이 극명히 구분되는 사례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의 기호라고만 여겼던 취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무형의 자본으로 확장되며,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 학력, 관계가 곧 미래에 경제적인 수익을 만들어 내는 자본이라고 부르디외는 주장한다.
책에서 소개된, 부르디외가 자신의 저서에서 제시했던 기본 조사표와 취향 질문 예시들에는 평소 즐겨먹는 음식, 주로 참여하거나 관람을 즐기는 운동, 즐겨듣는 음악, 좋아하는 소설의 장르 등이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이러한 취향 질문을 직접 답해보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취향에 따른 사회구조적 환경을 파악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당시 서민계급, 중간계급, 상류계급을 나누어 특정 사진이나 작품을 보고 대답의 유형을 구분 짓기도 하였는데, 서민 계급의 대답은 느끼는 그대로의 단순하고 직선적인 답변이 많은 반면, 상류 계급으로 갈수록 사진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배경, 작품 내의 심미적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였다.
소비를 가르는 것은 예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교양의 깊이라고 주장한 부르디외는, 이러한 문화 자본은 가정/학교/환경에 의한 교육을 통해 작품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게 만들기에, 개인의 취향이 단지 개인의 자유 의지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환경이 결정짓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한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그 아이의 많은 요소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되며, 이러한 사회환경이 그 아이의 취향을 상당 부분 결정한다는 것이 부르디외의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