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차린 식탁 -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50가지 음식 인문학
우타 제부르크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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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시대의 산물이며 그 시대를 이야기해준다. 고대 로마 사회에서는 음식으로도 사회 계층이 구별되었고, 우리나라도 궁중 음식이라는 명명으로 기록된 음식들이 있다. 각 사회집단이 무엇을 먹는지가 정해져 있었듯이 음식은 한 사회의 토대이자 공동체 결속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권력과 계층의 반영이자 민족자산이 되기도 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인류가 차린 식탁>은 1만 년 인류의 역사를 연대기 순으로 따라가는 미식 산책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50가지 음식 인문학으로 인류사에서 문자로 기록된 가장 오래된 레시피인 바빌로니아의 양고기 스튜 조리법부터 팬데믹 시대의 식사까지 모두 다루고 있다.

계층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엄격하게 정해진 로마시대의 음식은 다분히 계급적이었다. 체력 소모가 심한 고대 검투사들은 고된 훈련과 경기에도 비싸서 감당이 안 되는 고기는 접할 수가 없었고 곡류와 콩 종류를 죽이나 수프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로마 시대의 잘나가는 귀족 집안 잔치에는 기상천외한 음식이 식탁에 올랐는데, 구운 멧돼지의 뱃속에 살아 있는 새를 숨겼다가 손님들을 놀라게 만드는 방식이 인기였다고 하니 문화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느낌이다.



중국의 대표 음식 훠궈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인기 음식인데 공동체를 만들려는 욕심에서 출발했고, 1200년경 몽골에서 건너와 중국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일본은 종교의 영향으로 육식을 금지해서 해산물이 더 중요했고, 빨리 상하는 생선의 보관법을 고민하다 식초를 넣고 묵히다가 초기 형태의 스시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까운 일본의 스시는 일본 문화의 개화기로 통하는 1830년경 에도 시대에 생겨나 제조법이 전승되다가 개항과 함께 온 세상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지금은 일본의 상징이 되었고 요즘 조미되지 않은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류에게 먹는 즐거움은 본능에 가까운 욕구인 만큼 계속해서 전통음식과 새로운 퓨전 음식이 조화롭게 발전하였으면 좋겠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인도 카레의 경우에 포르투갈인들이 고추를 전해 주면서 매운맛으로 발전되었고 인도는 매운 품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음식은 인류의 욕구를 반영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밥상 문화를 이어주는 명분과 함께 배달문화는 급속도로 발전했다. 의식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은 한 사회의 많은 역사를 담고 있으며 공동체 결속의 수단임을 이 책에서 고스란히 보여준다.

팬데믹 동안 낯선 음식들이 집밥으로 들어오면서 아름다운 음식 사진으로 집밥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새로운 문화처럼 아침부터 지글거리는 식탁 위에 직접 한 요리는 음식이 주는 치유와 가족 간 결속도 높여주었다. 인류가 차린 식탁은 다양한 문화권을 관통하면서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먹는 즐거움을 느끼며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를 통해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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