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개의 파트 부동산, 노동과 복지, 금융경제, 정치와 경제, 국제관계와 경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동산 파트에서는 '천당 위의 분당'이 원래는 빈민가였다고?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는데, 한국 영화에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던 조폭들의 배경과 시끄러웠던 성남시 개발, 광주 대단지 사건, 그리고 71년 8·10 성남 민권운동을 묶어 정부의 무모한 정책과 그로 인한 부작용을 아주 재미있게 다룹니다. 고도성장에 따라 전국에서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다 보니 폭력조직의 성행은 성남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도시의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도시가 탄생하는 과정에 무수한 저항과 역사가 숨어있다는 사실과 그 과정에서 도시의 정체성이 생긴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금융·경제 파트에서는 경제사에는 왜 삼성·현대 이야기만 있고 네이버· 카카오는 없어요?라는 주제도 신선했습니다. 2000년 닷컴버블과 비대면 서비스와 플랫폼 경제를 선보인 20년~21년 빅테크 버블의 현상도 대비해서 보여줍니다. 산업 구조조정과 경제 방향 자체를 잘 판단하고 구별해야 투자에 있어서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며 돌고 도는 산업의 구조와 세계 경제의 현실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경제는 은근 복잡하고 딱딱한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활동이자 삶의 뿌리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저자는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현장감 있는 삽화를 통해 나름의 장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겪은 오늘의 사건과 그 사건의 뿌리가 되는 유사한 사건을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냥 역사를 공부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으로 흥미가 높아지고 우리 경제의 흑역사를 돌아보며 오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