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화학자들이 어떻게 신약 개발에 관심을 가졌는지 원소 변화를 이해하는 연구가 된 연금술부터 시작합니다.
초기 화학자들은 우연에 기대거나 동식물의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았죠. 우리가 알고 있는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의 개발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우연한 사건을 겪으며 부작용과 효과의 검증이 반복되며 탄생합니다. 당뇨병 치료제인 엑세나타이드의 개발 과정은 동물 유래 물질이 약으로 개발된 과정을 보여주는데, 도마뱀이 혈당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에서 힌트를 얻어 약으로 개발했습니다. 화학자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포만감을 주는 기능을 이용해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삭센다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화학의 발전과 인체의 신비가 밝혀지는 과정에서 더 정교하고 고차원적인 기술로 신약의 개발과 효능은 높아졌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작용과 반작용, 부작용의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의약품의 사례도 상당히 많습니다. 좌중우돌하는 분자 조각가들의 여정에서 우직한 끈기와 치밀한 계획이 반드시 빛을 보는 환희의 순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엿볼 수 있었지만, 화학자들의 끝없는 도전과 창조성을 발휘하는 태도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화학을 단 번도 공부해 보지 않은 독자에게는 분명 모든 설명이 쉽게 전달되지는 않겠지만, 그림과 비유를 동원해 화학 지식을 설명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의약품이 어떤 방식으로 개발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신약 개발의 기본적인 전략의 변화 과정도 이해할 수 있고 최근 유행하는 신약 개발 트렌드도 다루고 있어요. 협업과 융합은 시대의 트렌드이듯 화학자들이 생물학자, 동물학자, 인공지능 개발자와의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도 소개합니다. 다른 분야가 협업할 때 기적이 일어나기 마련이니까요.
최근의 트렌드는 면역 반응을 올리기 위해서 항체를 넣어주거나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면역세포를 넣어주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면역세포를 넣어주면 거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넣어주어야 합니다. 본인의 면역 세포를 믿을 수 있을까요? 면역세포가 튼튼하지 않았으니 환자가 되었겠죠.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나 이에 해당하는 유전자를 끄집어내서 암세포 등과 잘 싸우도록 여러 가지 자극을 줘서 슈퍼 솔저를 배양해서 수를 늘립니다. 수가 불어난 슈퍼 군대는 환자 본인의 몸으로 들어가 암세포와 싸워 처지 하는 것입니다. 세포치료제로 불리는 이 방법은 현재 상용화되어 희귀 유전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해요.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원시 시대부터 질병은 항상 존재해 왔고, 기후의 변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질병의 출현으로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 등 다양한 전염병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죠. 수천 년 역사를 함께 한 질병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신종 질병은 인류의 안녕과 행복을 위협할 것입니다. 어떤 질병이든지 질병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치료라고 하죠. 자연복구력을 가진 인간의 생활양식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균성 질병은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치명적인 공격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갈 길은 멀고 신약을 만드는 현대의 과학자들의 책임감과 무게감은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분자 조각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고와 감사함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