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수학의 힘 - 수학은 어떻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류쉐펑 지음, 이서연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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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필수 의무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과목 중 하나인 수학은, 많은 이들에게 어릴 때의 안 좋은 기억으로 자리합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수학을 일찌감치 멀리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반대로, 수학을 잘하고 좋은 성적을 받아 교육과정 내의 수학을 모두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경우나, 공대나 이공계열 대학을 가서 더 심화된 과정의 수학 과정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책에 실려있는 다양한 공식들을 풀어내고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면 우리는 해당 개념을 잘 이해했다고 판단하지만, 이따금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 공식이 대체 무슨 쓸모가 있는 건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시험이 끝나면 공부했던 수학 공식은 빠르게 잊히고 맙니다.

수학과 삶은 다르다는 우리의 생각을 전면적으로 반박하는 내용들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수학 개념은 책에 담긴 공식일 뿐이니 수학자들에게나 중요하고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수학 개념 속에는 반짝이는 지혜의 빛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혜들은 우리가 복잡한 사회를 더욱 현명하게 볼 수 있께 도와주고, 우리가 살면서 더 좋은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저술합니다.

처음에는 수학공식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말을 반신반의하며 읽던 나도 어느새 수학의 힘에 감탄하며 책을 읽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수학 공부를 하면서 본 기억이 있는 여러 공식들로부터 철학의 본질과 삶의 지혜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정말 놀라웠습니다.



여러 방정식의 좌우 양변의 오차의 합을 최소화하여 균형점을 계산하는 가우스의 '최소제곱법'으로부터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보다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를 받아들여 여러 방면의 이익을 따져 가장 좋은 균형점을 찾는 공자의 '중용의 도'를 이끌어냅니다. 또한 수학에서 사용하는 '미분법'과 '수치 해법'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 사용하는 두 가지의 사고방식과 대응시킵니다. 미분법은 도함수=0의 방정식 해를 구하는, 오류가 없으면 최종적으로 답을 얻을 수 있는 '완벽주의'에 해당이 됩니다. 반면 수치 해법은 반복 수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모델로, IT 기업이나 프로젝트 관리에서 사용하는 '애자일모델'(짧은 주기로 빠르게 반복하여 완성도를 높여간다) 와 닮아있습니다. 두 사고방식을 적절히 사용해야 완성되는 알고리즘들처럼,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자가 소개한 여러 수학공식들과 알고리즘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담금질 기법 알고리즘 simulated annealing algorithm'이었습니다. 컴퓨터 과학에서 광대한 탐색 공간 속 주어진 함수의 전역 최적해에 대한 좋은 근사를 주는 이 알고리즘은 우리가 점진적인 교체를 통해 어떠한 하나의 함수의 최적해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우리의 인생도 '최적해를 찾는 과정'과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 자신이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르고자 합니다. '담금질 기법 알고리즘'은, 젊은 시절 충분히 탐색하고 잠깐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여야 특정 영역에서 최대인 국소 최적 Local Optimum에 빠지지 않고 더 높은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또한 이 알고리즘에서는 일정 단계에 이르러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그곳에서 깊이 탐색하려 할 뿐 쉽게 코스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이는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다양한 경험을 쌓아 여러 직업을 시도해 본 후 인생에서의 최적해를 찾고, 일정 나이 이후가 되면 그 최적해에 머무르며 좁고 깊게 자신을 발전시키는 우리의 삶과 매우 흡사합니다. 당장 눈앞의 안정성만을 좆아 안주한다면 평생을 근시안적 시각에 머물러 바라보며 극대점이기는 하나, 최대점은 아닌 삶을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시각을 넓게 펼치되, 스스로 자신의 삶 속의 최적해를 높이 만들어나가는 삶을 살기로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인생과 알고리즘은 무언가를 설계해나간다는 점에서 닮아있습니다. 인공신경망과 사람의 두뇌 신경망이 정보 처리 각도에서 서로의 발전을 도와준다는 점은 수학공식과 알고리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성공적인 설계를 위해서는 논리적 사고, 경험과 인식,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이 책을 통해 이러한 것에 대한 풍부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수학공식과 알고리즘에 담긴 지혜들을 통해 우리는 이 세계를 더욱 명확하게 볼 수 있으며 문제에 부딪혔을 때 더욱 과학적인 시각을 제공해 더 나은 결정과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공계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컴퓨터, 전자공학 쪽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전에 배웠거나 어디선가 접해본 적 있는 익숙한 수학 공식들 속에 담겨있는 심오하고도 지혜로운 이치를 이해하고 이를 우리의 사고방식에 활용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수학공식을 접해 본 적 없는 문과생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의 사고를 가능케 함으로써, 고민스럽거나 당할스러울 때 다른 시각에서의 깨달음을 제공해 주고 문제를 더욱 깊이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인생관과 일에 대한 태도까지 바꾸게 해줄 것입니다. 수학이라는 학문이 필수적인, 알고리즘의 사회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세계를 더욱 명확하고 깊게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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