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로필 사회 - 진정성에서 프로필성으로
한스 게오르크 묄러.폴 J. 담브로시오 지음, 김한슬기 옮김 / 생각이음 / 2022년 6월
평점 :

오늘날 사람들의 일상은 소셜미디어로 설명된다. 계정의 프로필과 피드를 보면 각자가 스스로를 어떻게 설명하고 싶은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열심히 꾸민 피드는 그들의 팔로워들에게 보여지고, 그들 또한 그들이 팔로우하는 계정들의 피드를 본다. <프로필 사회>의 저자는 이를 사회에서 우리가 타인을 관찰하는 동시에 그 대가로 타인에 의해 관찰되는 것인 ‘2차 질서 관찰’이라고 정의한다. 또 이처럼 소셜미디어 프로필로 자신을 나타내는 모습을 오늘날의 새로운 정체성 형성 방식으로 보고 ‘프로필성’ 개념을 제시한다.
책은 간단한 소개가 담긴 저자의 머리말, 핵심 키워드로 각각 설명되는 7개의 장 그리고 저자의 후기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인 <프로필 사회>는, 프로필성에 기반하는 현대 사회의 작동 방식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이 책을 다섯 글자로 요약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노출하는데 익숙하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개념을 형성한다. 저자는 이렇게 공개적으로 자기 자신을 설명하여 정체성을 형성하는 걸 프로필성이라고 말한다. 이 프로필성은 디지털 사회에서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사회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데, 개개인은 보이고 보여지는 사회에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프로필을 큐레이팅 하는 데 주력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겉모습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보았던 기존의 매체나 비평가들과 달리, 이 책은 이를 새로운 사회에서의 새로운 정체성의 등장, 즉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여기며 분석하였다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 저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개인과 사회 정체성은 단지 진짜인 척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온전함이 가장 잘 유지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프로필이 연출된 자기 이미지인 것, 즉 진짜가 아닌데 진짜인 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해야 자신의 정체성이 편안하다고 강조한다. 정체성의 변화를 무시하고 근본을 따지며 진정성에 기반한 프로필에 집착할 때, 오히려 개인과 사회의 온전성이 해쳐질 수 있다는 발상이 매우 인상 깊었다.
디지털 시대에서의 소셜 미디어의 등장,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한 정체성 형성의 변화. 책은 만연한 사회와 개인의 모습을 비판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통찰한다. 누구나 느끼는 정체성의 부조화에 따르는 혼란을 논리적으로 잠재워주는 동시에 알맞은 대안을 제시해 주기에, 프로필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