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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 - 나를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수상한 책처방
문화라 지음 / 빌리버튼 / 2020년 10월
평점 :

누구나 글을 읽고 글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책을 내기는 어렵다. 내공의 깊이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작품을 읽더라도 관점이 다르고 사유가 다르다. 작자의 마음과 독자의 마음이 일치하기도 쉽지 않고, 작가의 의도와 독자의 이해가 어긋나기도 한다. 어떤 작가와 어떤 독자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책을 집필한 작가의 내공을 독자는 읽으면서 파악하게 되는 것 같다. 문학 작품은 특히나 다양한 군상들이 녹아있기 때문에 독자마다 투영되는 자신의 모습이 다를 것이고, 상황마다 감정선도 달라질 것이다. 읽으면서 스스로를 자연스럽게 치유하기도 하고,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스스로 미해결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찾기도 한다. 적어도 나는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관점과 타인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좋은 작품을 찾아 읽는 행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할 이유는 너무도 많다.
마음 치유를 목적으로 책을 접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저자도 그런 이유로 독서클럽에 몸담고 있으면서 사람들이 문학 읽기를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 끝에 수상 작품을 통해 독서하는 법을 주제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하니 수상작과 저자의 관점을 동시에 얻게 되는 효용을 이 책은 갖고 있는 것이다. 평생을 글을 쓰며 늙어가고 싶다는 저자는 든든한 인생의 빽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참 부럽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검증받은 문학 작품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월급날이면 책 꾸러미를 들고 온 날의 기억으로부터 책과의 인연을 소개한다. 책을 통한 변화와 최적 독서법과 재독의 새로움에 대한 소개도 한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안내하는 문학 작품들의 깊이 읽기를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탐구를 이어나가길 부탁하고 있다. 독서 능력에서 중요한 건 문해력의 획득이니 굳이 완독에 대한 부담감도 버리라고 한다.
문학은 결말로 향하는 과정 안에 무수히 연결된 사건과 의미망의 역동성이 녹아있다. 이를 쫓아가며 인간과 세상을 배우고, 시대의 흐름을 읽고 공감능력을 쌓기 위해 우리에겐 문학이 필요하다고 서술하고 있다. 문학 작품을 읽으며 인간과 세상을 향해 화두를 던지고 그 질문의 답을 찾아보는 것은 책 읽기를 통해 누리는 행복함이다.
저자도 책을 읽으며 난해했던 책, 주제가 불편했던 책이 있었고 「롤리타」처럼 나와 겹친 책은 반갑기도 했다. 또 저자의 인생 책 세 권 (삼국지, 인간의 조건, 소년이 온다 )도 소개한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 책도 소개하며 간략한 이유도 설명해 준다. 성장 소설, 미래 사회를 다룬 소설뿐 아니라 방대한 책의 목록을 리스트 업 해놓아 나의 독서량도 점검해 볼 수 있다. 국내외 주요 문학상과 수상작을 소개하는 파트에서는 미쳐 몰랐던 문학상을 알게 되었고, 상마다 선정하는 기준과 만들어진 배경과 의미를 알게 되는 호사도 누렸다.

지금보다 더 멋진 삶을 꿈꾼다면, 경제적인 자유도 물론 중요하지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 자신만의 지식과 지혜'를 쌓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 독서의 중심에 문학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세계가 녹아있는 문학을 통해 「다시, 문학이 필요한 시간」 을 확보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어떤 세상에서도 흔들림 없이 살 수 있는 튼튼한 자아를 위해.
*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