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만지다

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살면서 지혜를 깨우치게 되는 계기는 참 많은 것 같다. 경험이 쌓이면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터득되는 지혜가 있는 반면, 지식을 쌓는 것은 나의 자발성이 발동되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의도적으로 내가 부족한 학문이나 영역은 찾아서 책을 통해서든, 명사의 강의를 통해서든 배우고 터득해야 한다. 살면서 물리학의 영역을 탐구하기란 전문 분야 종사자가 아니라면 낯설다. 아무리 쉬운 책일지언정 쉽사리 읽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해서 그렇지 무수히 많은 물리학적 시스템에 노출되어 있다. 사물에 이미 깊이 적용되어 그것을 이용하면서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의 대표성을 가진 수학과 물리는 과학기술의 발달에는 필수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내가 모르는 영역, 낯선 영역에 지식을 공부해보는 것은 또 다른 삶의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어려운 학문을 쉽게 배우는 지름길은 좋은 책을 통해서다. 저자는 물리교육 분야 전공자로 우주를 만지는 거대한 감성으로 물리 에세이이자 시집을 책으로 출간했다. 우리의 마음에는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크고 신비로운 우주가 있다. 과학자들이 보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광활함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자 다양한 시와 섬세한 내용으로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서 온다는 말은 단순히 물리적인 입자에 국한된 말이 아니라 굉장히 철학적인 표현으로 다가온다. 우리 인간들에게도 어김없이 적용되는 말처럼 느껴진다. 보이는 것은 허상, 보이지 않는 것은 실상이라니. 불확정성원리가 지배하는 미시세계는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적인 세상의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신기한 세상이다. 우리가 추구하고 쫓고 있는 지금의 삶은 허상인가, 실상인가...

우리는 지구에서의 경험만을 가지고 살고 있다. 대략 1000억 개 정도의 별로 이루어진 은하계의 세상, 이보다 더 큰 초은하단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블랙홀,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상상을 초월한 우주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받아들이면서 경외하는 마음과 감동이 일어난다. 우리는 물리적 세계에 살면서도 그 모든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시공간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과 생각의 근간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다양한 이론이 생성되거나 소멸되거나 할 막연한 미래에 대한 접근이 아니라 모든 생물체가 살아가는 이 물질세계에서 신비롭고 놀라운 자연과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