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로 간 노자 - 글로벌 기업은 왜 도덕경에서 혁신을 배우는가?
박영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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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사는 인생이 가장 아름답다는 상선약수라는 구절을 되새겨본다. 물처럼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 위에 군림하고 공을 내세우고 싶어 하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다. 물처럼 산다는 것은 세상의 변화와 한 호흡으로 어우려져 묵묵하고 자연스러운 인생으로 살아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부드럽고 연약하고 겸손한 것이 강하고, 세고 교만한 것보다 경쟁력 있다고 강조한 노자의 철학처럼 이런 삶의 태도로 가기 위해 오늘도 애써 노력해야 한다. 독모에서 읽고 나눴던 노자의 도덕경을 이 책을 통해 박영규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

노자의 도덕경을 토대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의 혁신 철학과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알기 쉽게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서울대 사회교육학과와 동 대학원 정치학과를 나오고 중대 정치학 박사를 받은 인문학자이다.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 지혜를 깨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저자는 다양한 저서를 통해 우리의 깨우침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경영 이념에서 공통적으로 노자의 사상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리콘밸리라는 최첨단 혁신의 상징과 과거 유산인 우리 고전 사상과의 접점을 찾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통찰을 주고 있다.

뒤샹이 기존 예술에 반기를 들고 재현이 아니라 표현의 중요을 강조했 듯 늘 고정된 우리의 편견을 깨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상식의 틀도 깨야 하고, 소유와 집착을 벗어나서 더 큰 이익을 원하다면 먼저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 관습에 얽매이지 말고 모든 경계를 허물 줄 아는 혁신이 필요하다. 관점을 바꾸는 혁명이 4차 산업혁명과 도덕경의 연결 지점이자 도덕과 철학을 윤리적 경영과 합체를 이룰 때 비로소 가치를 창조하는 거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은 모든 경계를 허무는 것부터 시작된다 (불출호 지천하) 도대체 얼마나 깊은 사유를 해야지만 집을 나서지 않고 천하를 알고 하늘의 도를 볼 수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깊은 자기 성찰의 충분한 시간이 쌓이면 관습적 사고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크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술이 가져온 사물인터넷 IoT 은 도덕경의 이 구절과 맞닿아 있는 사례다.

리더는 일을 도모하되 다투지 않는다(성인지도 위이부쟁) 도덕경 81장은 하늘의 도와 성인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잘 요약하고 있다. 진실한 말은 아름답게 꾸미지 않아도 되고, 남에게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자신은 더욱 넉넉해지는 것, 도가 이와 같고 성인은 하늘의 도에 순응하며 공헌할 뿐 일을 도모하지만 남과 다투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길을 가야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좋아하는 것에 매달렸고, 그로 인해 혁신을 이루었고

사회에 환원하는 넉넉함을 통해 현대의 메마른 물질적 삶에 촉촉한 지혜를 나누고 있다.

이 책은 경영관련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일반적인 해설서처럼 도덕경 81장을 통해 5000여 자로 세상의 이치를 이야기하면서 원문을 번역하고 그에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각 장마다 실리콘밸리의 주역들을 적절한 사례로 배치하고 있다. 도덕경은 상편 <도경>과 하편 <역경>으로 구성되어 있고, 역설과 반어법이 많이 사용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고, 기존의 가치관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다. 노자의 사상 자체가 현실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식을 엿보이고 있고 , 순수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이 돋보인다. 그런 면에서 기발한 사고와 혁신의 아이콘 노자는 어쩌면 현대의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의 철학의 선구자인지도 모른다. 통제나 간섭, 규율과 같은 방법이 아닌 스스로의 자유 의지를 중요시한 노자는 오늘날 지성인들이 흠모하고 다시 찾는 사상가가 아닐까 싶다.

*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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