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숨어 있는 생명의 기원
엘리자베스 M. 토마스 지음, 정진관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물학적으로 적절한 지구상의 인류의 수는 5백만 명이라야 균형잡힌 생태계라고 한다. 현재 지구촌의 인구는 76억이 되었으니 지구는 인간으로 어마어마한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생태계는 이미 파괴되어 여기저기 문제가 드러나고, 환경 오염과 기후변화의 위기를 맞아 지금 고통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현재 지구상 모든 생명체들의 삶은 안전하다고 하기엔 불안하고 위태롭다. 이제는 지구상 모든 생명들의 가치에 대한 논의와 공존과 상생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한 녹색 담론이 필요한 시기다. 그렇다면 먼저 지구에서 생명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외부에서 기인한 것인지, 스스로 진화한 것인지....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숨어있을지 궁금하다.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이다. 지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가이아란 지구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물을 비롯해서 대기권, 토양, 대양 모든 것을 포함하는 실체를 말한다. 영국의 과학자가 세운 새로운 가설 가이아 이론은 한마디로 지구가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지구를 생물와 무생물이 상호 작용하는 생물체로 보고, 지구가 생물에 의해서 조절되는 유기체임을 강조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가졌고, 비교적 균일한 상태를 유지하는 항상성을 지녔다는 것이 핵심이다. 육상 식물이나 바다의 조류들이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방출하는 과정을 통해 대기 중 산소량은 약 6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21% 정도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자연의 능력 앞에서 겸손해진다.

논픽션과 소설을 넘나들며 인간과 동물의 문화에 대해 관찰하고 생각하고 쓰는 데 평생을 보낸 저자는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인류학을 공부했다. 인류학자이자 동물학자인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는 가장 작은 미생물부터 영장류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공통된 특성과 디테일을 따듯한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비인간체로 묶어 놓은 모든 생명체들도 지구라는 행성 곳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생명체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공통 조상을 공유하고 서로 하나로 되어 있으니 이를 추적하고자 한다. 지나치게 과학자적 접근이 아니라 일상적인 어휘를 사용해서 설명하고자 했고, 생명체를 그he, 그녀she 로 의인화하고 있다. 다른 모든 생명체의 무한한 능력을 인정하고 인간의 능력만이 사다리 꼭대기인 것처럼 오만하지 않아서 좋다. 의외로 생명체들의 행태들의 재미있는 스토리가 가독성 좋게 서술되어 있다.

오늘날 살아 있는 생명체는 끊어지지 않는 선조와의 연결 고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 연결 고리는 결국 최초의 단 하나의 세포로 귀결된다. P29

생명체로 알려진 가장 오래된 화석은, 37억 년 전에 화석이 된 미생물이다. 수백만 년 후에, 한 무리의 미생물이 모여서 형성할 정도로 진화하여 지금의 호주 지역에서 화석이 되었다. P36

원생생물은 미생물과 서로 붙어 있는 작은 선모로부터 시작되었고, 또 그들 중 하나가 동물이 되고 균류가 되었다는 대목은 생명체의 유기적 관계를 잘 보여주는 서술이다. 모든 생물이 일련의 협력 관계에서 진화한다는 공생 관계의 개념에 영감을 받아 우리를 생명체의 진화 과정에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바다는 식물 탄생 훨씬 전부터 동물 종으로 가득했던 터라 동물이 식물보다 먼저 출현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바다에서 시작되었고, 그곳은 모든 형태의 생명체를 보호하고 있다. 판게아를 제외한 건조한 대지에서조차 생명체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 식물은 건조한 대지를 살 수 있는 땅으로 만들었고, 그곳에 도착한 동물이 바로 절지동물이다.

양막류는 두 방향으로 진화했는데 한쪽은 포유류로, 다른 한쪽은 공룡, 익룡, 현대의 파충류와 조류로 진화했다.

학계에서는 페름기- 트라이아스기가 지구에서 생명체가 태어나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멸종 중 가장 최악의 멸종 사건이라는 의미에서 '대죽음Great Dying'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장류부터 아프리카 사바나에 사는 호모 사피엔스 수렵 채집인에 이르기까지 가이아가 창조한 생명체의 유사성과 경험, 환경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털이 우리를 보호하는데 우리는 왜 털이 없을까? 모기는 두꺼운 털을 뚫고 물지 못하거나 아니면 쉽게 물지 못한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밤도 얼어붙을 수 있다. 털이 없는 피부는 코뿔소와 코끼리와 같이, 열을 보존할 필요가 없는 동물들을 위한 것이다. 게다가 네 발로 걷는 것이 더 쉽고 빠르고 안전한데 왜 우리는 두 발로 걸을까? P255

 

 

자연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자연을 더이상 정복하려는 인간의 이기심을 버리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전환기에 서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동안 거침없이 속도를 내던 모든 것들이 멈춤을 하고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벌을 주고 있다. 더이상 자연을 훼손하지 말고 뒤를 돌아보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지구촌에 살고 있는 모든 민족 뿐 아니라 생물, 무생물까지도 함께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더불어 살 때 인간의 삶도 회복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공생이 화두가 되고 있는 현재,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 생명의 기원에 다시 눈길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이아 숨어있는 생명의 기원,#지식의 날개,#엘리자베스 M. 토마스,#서평,#생명,#책과 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