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구하는 회사원입니다 - 연구직 회사원이 부딪치는 필연적 고민들
나용주 지음 / 레인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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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이공계 출신이 나가는 취업의 방향은 거의 정해져있다. 대기업, 연구소, 대학교수, 벤처 정도이다.

내가 좋아하는 연구분야가 있다면 그나마 행복하지만 막연히 전공을 살려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면 팀원으로 조직에서 부딪치는 상황, 업무, 관계들의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다. 비대면 사회로 취업마저 어려워진 현시점에서는 어쩌면 마주하는 회사 생활이 꿈같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정글과 같은 현실일테고 또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활력이자 삶의 무대일수도 있다.

브런치 필명 nay인 저자는 연대 생화확과 학부 후 카이스트 석박사를 마쳤고, 한때는 교수가 꿈이었지만, 공부보다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연구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화장품 소재 효능을 밝히는 연구원으로 일하면서도 국제 학술지에 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등 열정을 보였고, 이 책은 연구직 회사원으로 소소한 일상의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고자 저술했다고 한다.

나름대로는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성과도 내고, 즐거운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하기 싫은 연구주제의 결과도 내야하고 조직의 리더로 갈등과 좌절감도 맛보는 다이나믹한 정글 생활을 이어간다. 매년 목표를 세우고 실적을 챙겨가면서 서서히 조직생활에 익어가는 연구직 회사원이 되었고, 16년 넘게 한 회사에 머무르며 단련되고 멋지게 변화된 중견 사원까지의 과정을 오목조목 전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정확하진 않지만 내 인생의 희망 직업은 한량이다.

<용비어천가>에는 한량의 뜻을 풀이해 '관직이 없이 한가롭게 사는 사람을 한량이라 속칭한다' 고 하였다. 조선 초기의 한량은 본래 관직을 가졌다가 그만두고 향촌에서 특별한 직업이 없이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뒤에는 벼슬도 하지 못하고 학교에도 적을 두지 못해 아무런 속처없는 사람을 가리키게 되었다.… 시대를 따라 그 뜻이 조금씩 달라졌지만, 부유하면서 직업과 속처가 없는 유한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P12

​첫 장을 열면서 저자는 어쩌면 누구나 원하는 삶일지도 모르는 희망 직업을 속 시원하게 오픈한다. 우리는 모두 한량이 되기 위해 지금 인내와 찌든 세속에서 버텨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매번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 나간'것이다.

- 아인슈타인 -

멀리 보면 내가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하면 금상첨화이지만 그런 현실을 쉽게 오지 않는다. 그 괴리를 채워가면서 평생 살아가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다. 저자는 생각의 변화와 행동의 변화를 늘 주시하면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자 노력하며 살고 있다. 소통, 다양한 경험, 자신의 위치 점검, 관계의 조율 등 세상 모든 직장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필요한 원칙을 정리해 주고 있다. 회사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위치가 정해져있다. 리더라면 리더로서의 역할과 자세, 그 위치에 맞는 사고능력과 업무능력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갖추는 것또한 필수임을 잊지말아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저자도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말하고 있다.

매년 한 줄이라도 나의 이력이 추가되는 삶, 기본기에 충실한 삶을 지향하며 연구원으로서 갖춰야 할 시선과 자질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소비자들은 늘 혁신적인 제품을 원하고 있다. 혁신제품의 개발 과정은 잘 짜인 일련의 프로세스 즉 강요된 환경이나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스템이 지속가능한 생명을 얻어 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 스스로 도와주는 운영체계가 필요하고 그것은 생각을 잘 정리해서 연결할 줄 아는 세련됨, 타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혁신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창출하는 것처럼 결국 우리 인생의 혁신도 인간관계 속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말고 조직 생활을 준비하고 관리하는 현명함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사회생활을 하는 관계에 관한 내용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내가 소속된 집단 내에서 나를, 주변을 빛나게 하는 관계의 노하우가 모두 담긴 책이다. 유머와 실생활에서 벌어진 에피소드가 담겨 재미있게 읽힌다.

​누가 대신 살아 줄 것도 아닌 내 인생을 내가 주체가 되어 끌고 나가는 추진력과 적극성을 가진다면 우리 개개인은

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는 보물같은 인생이 될 것이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 서평단으로 선발되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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