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점모시나비와 곤충들의 시간 - 이강운 박사의 24절기 생물노트
이강운 지음 / 지오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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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는 곤충이 인간의 터전을 위협한다는 스토리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개체수도 많고 종도 다양하다는 말이다. 일각에선 기후변화에 따라 곤충의 개체 수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고 하고, 일부 과학자들은 환경오염이나 기타 이유로 인간의 시대 다음은 ‘곤충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환경 보호 차원에서 육고기 대신 곤충을 섭취하자는 식용 곤충 시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받아들이기 어색하고 꺼려짐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요구한다면 어쩔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곤충에 대한 혐오감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친근감을 가져보고자 한다.

                            

" 인간도 생태계의 한 구성원이므로 죽일 수도 잡아먹을 수도 있고 기꺼이 다른 생물을 위해서 자리를 비켜줄 수도 있어야 하지요 "

이강운 박사는 강원도에 환경부로부터 지정된 생태보존연구소를 운영하고 계신다.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인 붉은점모시나비, 2급인 물장군과 애기뿔소똥구리, 금개구리의 증식과 복원 연구에 힘쓰고 계시고, 유튜브의 대세에 따라 채널도 개설하여 자연생태에서 곤충의 역할과 가치를 알리고 계신다. 점점 녹색 없는 황폐해지는 지구에 대한 안타까움이 생명에 대한 호기심마저 꺽여 버릴까 염려하는 저자의 마음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환경 생태 전문 웹진에 게재했던 생물노트를 근간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그중 모시같은 반투명한 날개에 동그란 붉은 점이 있는 화려한 붉은점모시나비가 책의 주인공이다.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 곤충인 붉은점모시나비는 에벌레로 여름을 나고, 한겨울에 발육,성장하는 유일한 곤충으로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와의 전쟁에서 살아간다. 붉은점모시나비는 5천만 원짜리 나비다. 다른 곤충처럼 봄철에 알에서 부화하여 애벌레가 나온다는 통설을 완전히 뒤엎는 생활사를 가지고 있다보니 연구할만한 생물학적 가치가 있다. 빙하기 생태계의 비밀을 300만년 동안 간직한 생물 화석으로 항동결 매커니즘, 서식밀도 변화 등을 연구하며서 지속적으로 유전체 전체를 해독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는 항동결 물질이 들어있어 진정한 한지성 나비임을 증명해준다. 알 두께는 얇아 보이지만 다른 나비에 비해 엄청난 두께를 가지고 있고 외부는 엠보싱 형태의 특별한 구조때문에 공기층을 형성하여 추위와 더위를 버티는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다. 2령 정도부터 붉은 원형 점이 뚜렷해지고, 100일 후면 아름다운 태양의 신red spotted apollo Butterfly 으로 탈바꿈한다. 애벌레는 발육 단계를 머리 크기를 측정하는 것으로 알 수 있고, 겨울에 발육 성장하는 생활사이다보니 봄의 천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계절을 앞서 생명 활동을 하는 기린초와 붉은점모시나비 애벌에의 생태계의 순환을 중심으로 같은 절기에 다른 곤충과 식물의 생존 환경까지 관찰한 내용을 실어 놓은 책이다. 실사를 배치하여 생동감이 있고, 살충제 달걀 파동이나 유독 화학 물질의 해악과 같이 툭툭 던지는 환경에 대한 메세지에 저자의 우려와 염려도 느껴진다.

" 환경과 자연과 인간이 같이 사는 게 중요하다 "

올해의 폭염은 이미 시작되었다. 맑은 분홍색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 놓은 듯한 화려함과 달콤한 과일 향이 나는 자작나무 꽃이 폭죽처럼 터질 때쯤 장마가 온다고 한다. 23년동안 2016년을 빼고 한 번도 장마가 오지 않은 적이 없다는 대목에서 신기하기 그지없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생존하는 모든 생명체에는 자신만의 생존 방식이 있다는 것에, 자연의 섭리에 감사함을 갖게 한다.

 

우리나라 멸종위기종의 70%가 아슬아슬하게 연명하며 국립공원에 존재한다고 한다. 그동안 관심에서 멀었던 멸종위기종이나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보인다.

 

자연재해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는 무슨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우리의 편익과 경제성을 위해 개발을 해야 할 것인가, 모두가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친환경적인 삶으로 돌아가야 할 것인가. 이 책을 읽고 함께 고민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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