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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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리저리 휘둘려 피곤한 삶,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줄 천년의 문장들’. 책 겉표지에 적혀있는 이 문구는 나에게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집어들게 만들었다. 매력적인 표지만큼이나, 책에는 묵직하면서도 담백한 내용이 잘 담겨있었다. ‘나는 나를 벗 삼는다’라는 뜻인 책의 제목 ‘오우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보통의 자기계발서와는 무게감과 결이 완전히 다른데, 옛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긴 고전의 문장들이 마음공부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고전을 보아도 그 깊이를 감히 느낄 수 없었다. 현자들의 좋은 말씀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속의 의미를 깨닫지는 못했고, 때로는 지나치게 이상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도 고전 속에 담긴 의미를 잘 알진 못하지만, 어렸을 때의 나보다 조금 더 살아보니 고전이 지닌 가치가 얼마나 큰 지에 대해서는 알 것 같다. 고전은 옛 지식인들이 오랜 공부를 통해 깨달은 바를 압축하고 정리해놓은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매 순간 살펴보고 공부하며,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길을 선택했던 사람들,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를 지녔던 이들의 마음을 배워볼 수 있는 기회이다. 그렇기에 한 단어 한 단어, 한 문장 한 문장을 음미하다 보면 나의 마음과 가까워져 책의 제목처럼 나를 벗 삼을 수 있게 된다.

책은 총 4부로 이뤄져 있고, 각 부 속에는 10여 가지의 글들과 인용된 고전 문장들이 적혀있다. 모두 몇 번이고 곱씹어 볼 만큼 좋은 말들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부분을 뽑으라 하면 3부 ‘멈춤을 알면 오래 간다’의 ‘나는 구름이고 싶다’라 하겠다.

 

 

 

이규보의 <백운거사어록>을 보면, 이규보가 왜 흘러가는 구름과 같이 살아가고 싶어 했는지가 나온다. 이규보는 현실의 모든 얽매임에서 벗어나 구름처럼 자유롭고 싶었고, 만물이 평등한 세상을 소망해 구름처럼 차별없이 모든 생명에 베풀고자 했다. 그리고 이 소망을 담아 호도 백운거사라고 지었다. 그렇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모든 것에서 자유로이 원하는 것을 모두 실현하기가 많이 어렵고, 이규보도 이를 잘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백운거사로 있는 문학 안에서라도 구름과 같이 살고자 함을 밝혔고, 결론적으로는 완벽히 이상을 실현하진 못해도 이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었다. 구름처럼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살아갈 줄 아는 자세는,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괴로워하는 내게도 큰 힘이 되어주는 동시에 스스로를 편안히 놓아줄 수 있게 해주었다. 지나치게 스스로를 압박하고 옥죄어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흐르는 대로 잠시 내버려둠으로써 마음이 자유로워졌다. 힘들었던 마음이 <백운거사어록> 속 몇 문장들로 편해지면서, 나는 고전의 힘을 새삼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전에 괴로울 때마다 나는 나와 같은 상황을 겪은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렇지만 내가 매번 부닥치는 모든 난관을 똑같이 겪어봤으며 올바른 해결책을 알고있는 누군가를 주변에서 그때그때 찾기는 어렵다. 그럴 때 힘이 되어주는 게 고전이다. 고전은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얻은 가르침을 담고 있다. 웬만한 난관에 대한 답을 모두 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고전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당장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기에 고전을 집어들기가 꺼려질 수 있기에,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부담스럽지 않게 글의 주제에 꼭 맞는 문장만을 인용한 이 책은, 몇 구절만으로도 당신들이 고전의 매력에 푹 빠져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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