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과의 대화
이시형.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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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서점에 가보면, 베스트셀러들 중에서는 자기계발서들이 꼭 몇 권씩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삶에 힘겨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고, 자기 삶을 가꾸고 싶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런 자기계발서들 중에는 인터넷에 치기만 해도 나오는 내용을 구구절절 풀어놓은 것들이 꽤 많이 있다. 그리고 자기계발서를 지은 작가들 중 상당수가 본인이 쓴 책대로 살아가지 않는다는 기사도 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나는 자기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살아가는 게 힘들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책의 도움을 빌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식상하고 딱딱하게 나열됐으며 유토피아에 가까운 것들을 실천하라는 글들은, 삶을 더 지루하고 피곤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진 않았다. 일단 저자들이 겪었던 것들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기 때문에 믿음직하고, 이상적이기만 한 방법들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 헤매게 되는 케이스를 제시하고, 길을 찾을 때 필요한 힌트 정도를 (의미치료 개발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의 설명을 곁들여 조언해준다. 또한 책에서 핵심이 되는 의미 치료의 주 내용에 따라, 자기의 삶에 있어서 모든 것에 자신이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 고통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끊임없이 도와준다.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발견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며, 나를 괴롭게 했던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달까. 좀 더 수월한 의미 찾기를 위해, 단계를 제시해주는 것과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적는 칸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좋았다. 직접 적어보면 생각이 더 깔끔해지고 생각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도 효과적이다.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나와있는 질문에 따라 답을 적어가다 보니, 생각이 정리되어 마음이 차분해지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의미 치료가 현대사회의 지친 영혼들에게 적합하다는 것은 나도 경험해봤기에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정말 절망스럽고 괴로운 상황에서는, 사실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땐 이렇게 조언을 건네주는 책 한 권을 읽어보려 하는 것,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에 대해 글로 정리해보는 것, 이렇게 하나하나 작은 것이라도 실행하는 게 좋다. 처음엔 나도 이게 다 부질없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하다 보니 고통스러운 상황마저도 내 삶에 의미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려 하는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우울과 공허함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나처럼 조금씩이라도 자신의 삶에 주어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이 책이 나침반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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