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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 힘들 때 나를 지켜 주는 내 손안의 작은 상담소
김호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5년 3월
평점 :

이 책에 이끌렸던 점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책제목이었습니다.
'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란 문장에서 갑자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아, 맞아! 그랬지!' 하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분명 출판자 편집자의 능력으로 이 제목이 채택되었으리라 예상합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면서 살아옵니다.
불교에서는 그것을 업보라고 합니다.
업을 짓고 그에 따른 보를 받는 것이죠.
기독교에서는 죄를 짓는다라고 표현합니다.
우린 죄를 짓고 상처를 받습니다.
가끔 떠오르는 상처받았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내어 놓고 싶습니다.

사회생활 초년시절 고시원 생활을 할 때 새벽에 안경을 끼지 않은 채로 환한 새벽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사람 없는 한적한 이면도로에서 작은 트럭이 오고 자석에 빨려 들어가듯 어린 남자아이가 (5세 전후) 빨간불의 횡단보도를 울면서 뛰어 건넜습니다.
아이는 트럭을 본 것인지 못 본 건지 그대로 트럭에 달려들듯이 모서리에 부딪혔습니다.
아이는 꼼짝하지 않고 트럭기사는 부딪힌 느낌이 있었는지 내려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저는 너무 판타지 같은 일이라 몸이 굳어 그저 멀리서 지켜봤습니다.
기사는 아이를 안아 트럭에 태우고 떠났습니다.
신고를 해야 하나 차번호를 봐둬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문제는 안경을 끼지 않아 번호판을 보지 못했고 그 후로 어리석은 행동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나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주택가 도로를 승용차들이 쌩쌩 달렸습니다.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려면 그 길을 건너야 하는데 차들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 길은 도로라기보다 보행로에 가까웠지만 차가 서로 교행 할 수 있는 넓이였습니다.
기회를 보다 건넜지만 결국 승용차에 부딪혔습니다.
몸은 붕 날아갔고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너무 놀라서 당황하고 있을 때 그 운전자가 내려 나에게 병원을 가자고 했지만 두려웠습니다.
난 됐다고 하고 그냥 집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갔습니다.
너무 몰랐고 그 시절은 그랬습니다.
그게 트라우마가 돼서 한동안 기억을 괴롭혔습니다.
다행히 그 뒤로 몸이 아프지 않아 크게 다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버지는 사려 깊게 저를 돌보는 타입도 아니었기에 온전히 혼자였습니다.
그 기억이 결국 다른 아이의 자동차 사고에서 몸을 굳게 만든 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그 아이는 잘 지내고 있을지 가끔 궁금해집니다.

두 번째는 '마음 아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저도 내 마음속 상처받은 아이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 어른이 되어도 결국 그 아이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있을 거란 걸 알았죠.
저자 김호성 선생님은 배우는 과정에서 그걸 깨달은 모양입니다.
치유 관련 도서로 이 책은 정말 소중하고 귀중한 책입니다.
'마음속 아이'를 찾는 감정지도 설루션은 뇌과학은 기반으로 한 매우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감정일기' 중 가장 사려 깊은 부록이라 생각됩니다.
처음 이 책을 잡았을 때 독특한 촉감에 놀랐습니다.
약간 실리콘 잡는 느낌의 마찰력이 있어서 그립감이 잡혀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속 상처받은 아이와 마주하게 될까 봐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시작에서 저자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 없다고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
필요한 부분에서 시작하고 그냥 근처에 책을 두라는 메시지는 편안했습니다.
마음속 상처가 다시 되살아날까 두려웠지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감정일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써보려 합니다.
#셀프테라피 #뇌과학 #치유 #상담소 #내마음다친줄모르고어른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