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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
강진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평점 :

잔잔한 학창 시절 얘기로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
선입견, 느낌, 넘겨짚음, 미움, 시기, 질투, 중상모략, 유언비어가 작은 요소로 상호작용합니다.
이 틈바구니에서 생기는 작은 오해, 착각이 나비효과처럼 커지는 일상 미스터리.
미스터리 기법이란 창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게 현실을 투영하고 있어서 독자는 매우 불편한 느낌을 가지고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멈출 수가 없습니다.
독자들은 어린 시절 '선과 악, 윤리 개념'이 희미한 시절, 누군가를 인상과 외양을 통해서 판단합니다.
그게 선입견이 되고 상대방의 마음을 모르면서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그에 대한 판단을 기초로 대응합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타인에게 상처 주고 비수를 꽂습니다.
나중에 그게 내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돼도 다시 되돌리려 노력할 수도 반성도 사과도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자아가 무너지는 게 더 무섭기 때문입니다.
잘못되고 범죄라도 내 가족, 내가 사랑하는 이라면 그 모든 것을 넘어서 보호하고 감춰주고 은폐하고 싶어지는 우리의 어두운 마음을 소설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이 너무 마음 불편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그러면서 제발 주인공, 아니 주인공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서 혹시? 하는 마음에 책을 다시 처음부터 훑어 봤습니다.
이런 독서 중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주인공 이름이 없다.
'자기야~'라는 호칭과 끝에 딸이 태어난 후론 '어머님' 호칭뿐입니다.
더구나 딸 지율이를 지칭하면서 절대 '성'은 나오지도 않는다.
지금 보니 작가는 주인공의 이름과 성을 철저히 숨겼다.
주인공의 엄마도 '엄마'일뿐 성과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작가는 무슨 의도로 주인공 이름을 숨긴 걸까?
이걸 숨기고 이야기를 전개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놀랍습니다.
읽는 동안 너무 매끄러워서 이렇게 감상 후기를 쓰면서 알게 되었다니 신선한 충격입니다.
주인공 엄마의 선악 기준은 '너(주인공) 낳고 키운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다.
부모 세대 그 이전에 우리 사회 환경은 군사 독재 정권 시절이라 일반적인 범죄가 아니면 대부분 민주화 투쟁에서 범죄가 생겨난다.
그것을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으로 판별하는 건 어른들에게 매우 힘들고 어렵고 두려운 일일 것이다.
그때 기준은 '생존', 나와 가족이 살 수 있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좋을 것이란 거다.
끝에서 주인공 딸이 엄마를 닮았다는 것을 알고 절망 아닌 절망 가운데서도 딸의 냉정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안고 있는 딸의 온기가 자신에게 주는 평화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시기, 미움, 선입견 때문에 시작된 작은 비방, 유언비어가 어떤 나비효과를 통해 한 가정에 고통을 주고 그에 대한 반성이 계속 따라다니는 것을 마주한 주인공의 양가감정이 매우 공감되었습니다.
결국 한순간의 그 옹졸함이 마음가짐이 일을 그렇게 멀고 먼 시간의 미로 속으로 던져버렸다는 사실에 가슴 한편이 내려앉습니다.
그와 함께 독자도 그 불안한 느낌, 주인공이 제발 꼭 사과하고 용서를 빌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데 엉킵니다.
모녀간이기에 더욱더 양가감정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을 매우 실존적으로 표현한 소설이라 감명 깊었습니다.
또한 여기서 쓰인 독특한 문장기법이 기억에 남습니다.
단편-장편 영화 시나리오 대본을 연출했던 경험인지 문장을 다루는 면이 좀 독특한 데가 있었습니다.
몇 달 지나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소설입니다!
*출판사제공도서를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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