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맨숀
장지연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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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맨숀'이란 묘한 제목에 이끌려 책을 선택했습니다.

연극, 방송 다큐, 소설과 드라마 시나리오 각본을 쓰고 있는 저자의 이력을 말해주듯 문장 호흡이 매우 좋습니다.

잔잔한 일상의 얘기지만 등장인물에 따라서 매우 어둡고 침울한 이야기들의 향연입니다.

이제 18살이 되는 미성년자 이혜성은 보육원 출신 청소년입니다.

말썽꾼 동생 이혜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은 소박한? 꿈이 있는 소년입니다.

그 꿈은 소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생과 함께 지낼 곳을 소망하는 자립준비청년이죠.

어른의 보호 없이 자라는 청소년기는 그대로 위험과 혼돈 속에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혜성의 월급을 떼먹고 죽어버린 사장 때문에 얽히게 되는 인연들로 혼돈과 빛이 함께 옵니다.

치매 남편을 돌보는 명복자 할머니와 사장 장례식장에 만나 난동을 부리면서 시작되는 할머니와 혜성의 인연이 매끄러운 문장과 함께 독자에게 다가옵니다.

문장은 너무나 매끄럽고 자연스러운데 간결합니다.

번역 소설 읽다가 순수 국내 작가들의 소설을 읽다 보면 한글을 너무 아름답게 쓰는 점에서 놀라는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제 소설계도 K신드롬을 타고 세계로 뻗어나가다 보니 국내 작가들이 대접받고 있죠.

다시 소설로 돌아가 죽은 아버지로 인해 혼자 살고 있을 할머니가 걱정되어 국내로 들어온 손녀딸 김아린.

혜성과 할머니가 벌인 '김치 사업'에 아린이가 가세하면서 브랜드와 마케팅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놀랐습니다.

일상 소설이지만 자극이 없으면 아쉬울 때 혜성의 동생 유성이 '마약 사건'에 연루됩니다.

이들의 행복이 코 앞인데 '마약 사건'이라니 서민의 행복은 이렇게 어려운가 봅니다.

꿈도 없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보육원 출신 자립준비청년의 모험은 어떻게 될까요?

아린과 또 다른 인연으로 발전할까요?

문장이 너무나 술술 읽혀서 읽고 있다는 느낌마저 잊고 책 속에 빠져들게 하는 소설입니다.

오랜만에 이런 소설을 접해서 행복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228쪽 "이노무 자식이 돌았나!"에서

<이노무>란 단어는 예전 10대 커뮤니티(2MB 정권시절)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어느 정치 세력이

아이들에게 심어놓은 <독초>입니다.

아마도 저자가 그 시절 또래 문화에 심취되어 있어서 모르고 사용한 단어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모르고 썼다고 해도 문제고, 알고 썼다면 작가 자질과 소양에도 매우 큰 흠으로 작용할 단어인데, 독서 중 이 부분이 탁 걸려서 독서 감흥이 확 사라졌습니다.

단어 선정에 신중했어야 하는데요.

그 또래 문화 헤서 아무 생각 없이 쓰던 단어를 무의식 중에 쓴 거 같습니다.

물론 출판사 편집부에서 걸러내지 못한 점도 매우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그 부분만 아니면 너무나 괜찮은 소설인데 매우 아쉽네요.

그렇습니다.

#장편소설 #김치장사 #힐링동행기 #오로라맨숀

​#이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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