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루즈하게 진행된 초반 흐름은
정확히 242쪽을 넘어가면서 활력을 찾습니다.
네모 바보상자 TV를 통해서 세상을 보고
'아 나는 세상 모든 일을 거의 다 안다~'라는 착각 속에 빠져 있는
우리네 군상같은 사람들이 스노볼 세계관의 중심축입니다.
그 TV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신의 노동력을 이용한 전기를
'스노볼'로 보냅니다.
중간에 혹시 작가가 설정을 실수했나 했지만,
더큰 반전이 뒤에 기다리고 있어서
더욱 마음 조리면서 읽게 된 소설이었습니다.
'영어덜트 장르문학'이란게 10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로맨스 또는 판타지 소설을 지칭하더군요!
어린 친구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돌리는 그 바닥의 무거운 진실,
한쪽 귀퉁이로 삐져 나온 단서를 쫓아서 세상과 한판 뜨는 과정이 흥미로웠지만,
결국 다시 그 무거운 진실은 다시 뭍히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너무나 비슷했습니다.
소설은 결국 거대한 진실을 파내진 못했습니다.
거대한 상징들 밑에서 대중을 속이고,
보여줄 것과 보여주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고 결정하는 디렉터의 권한은
흡사 '검찰과 법조기자단'의 메타포가 아닐까? 할 정도로 너무나 흡사해서 놀랐습니다.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대상 수상작답게 작가의 깊이가 느껴져 놀라웠습니다.
진정 이 책의 다음 시리즈가 기대됩니다.
현실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다음 책에서 그려낼지 정말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