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는 처음이라 - 갑자기 낯설어진 나를 과학으로 이해하다 호기심 많은 10대 2
이광렬 지음 / 클랩북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제발 말 좀 걸지 마!”

'저 저 싸가지...'

방 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열이 뻗치지만 서운함에 울컥하기도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품 안의 강아지 같던 아이가 갑자기 낯선 타인처럼 변해버린 순간, 집안은 매일같이 스릴러 영화 한 편을 찍는다.


아이 역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거울 속 내 모습은 어딘가 못나 보이고, 별것도 아닌 일에 눈물이 쏟아지거나 화가 치밀어 오른다. 분명 공부하려고 앉았는데 잠은 왜 이렇게 쏟아지는지, 내 몸인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함만 쌓여간다.


이 모든 소동의 범인은 아이의 나쁜 인성도, 부모의 잘못된 교육도 아니다.

바로 '사춘기'라는 이름의 거대한 과학적 변화다.


이 책 실물을 영접하는 순간 표지에 반해 한동안 책을 펼치지 못했다. 아줌마 마음 이렇게 흔들기야. 내가 사춘기 오려 하네 ㅋㅋㅋ

고려대 화학과 이광렬 교수의 『사춘기는 처음이라』는 사춘기라는 거대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소년과 부모를 위해 쓴 ‘과학 처방전’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은 뇌과학으로, 퀴퀴한 체취와 여드름은 생물학으로, 피부 관리와 화장품의 원리는 화학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밥 먹어라"가 전쟁 선포로 들리는 이유 💢

이성적인 전두엽은 공사 중인데 감정의 변연계가 폭발하니, 부모님의 평범한 조언도 '공격'으로 오해한다. 성격이 나빠진 게 아니라 뇌의 분노 센서가 예민해진 것뿐이다.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할게!"의 근거 ✋

네 뇌가 드디어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부모의 보호를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려는 어른의 뇌로 넘어가는 필수 과정. 다만 전두엽(판단력) 완공 전이라 '알아서' 하려다 사고를 칠 뿐이다.


친구 앞에서 '객기' 부리다 응급실 가는 이유 🛹

뇌의 '보상 시스템'이 친구들의 환호성에 미친 듯이 반응한다. "우와!" 소리에 도파민이 폭발하니, 안전 브레이크는 고장 나고 '멋짐'에만 올인하는 거. 다치고 나서 "내가 왜 그랬지?" 하는 게 사춘기 뇌의 기본 옵션이다.


내 겨드랑이에 생태계가 조성됐나? 🦨

범인은 겨땀이 아니라 거기 사는 '모락셀라 균'이다. 이 녀석들은 웬만해선 죽지도 않고 옷에 붙어 파티를 벌인다. 이건 비누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 전쟁이다. 책에는 이 균들을 잠재울 화학적 비책이 담겨 있다.


에너지 드링크의 배신 🥤

그건 '내일의 에너지를 고리로 빌려 쓰는 고금리 대출'이다. 카페인과 설탕 조합은 뇌를 중독시키고 결국 몸을 망친다. 최고의 에너지 드링크는 정수기에 있는 '물'이라는 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작가님이 우리 집 거실에서 지켜보고 있나?" 싶을 정도로 소름 돋는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이건 아이뿐 아니라 부모가 같이 보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쌍방 처방전'이다. 이 처방전이 안내하는 성장의 지도를 따라가면, 복잡하게 얽힌 사춘기의 비밀을 네 가지 핵심 키워드로 마주하게 된다.


💡 사춘기를 읽는 4가지 과학 키워드

1장 마음속의 뇌과학: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설계도

사춘기의 뇌는 스냅스의 가지치기 중


2장 거울 앞의 생물학: 거울에 비친 낯선 내 모습

요동치는 성장 호르몬이 만들어낸 기적


3장 본능 앞의 뇌과학: 내 의지를 꺾는 유혹의 정체

아주 작은 유혹에서 쉽게 넘어가는 사춘기의


4장 화장대 위의 화학: 내 모습을 아름답게 꾸며 주는 분자들의 레시피

아름다움의 기준을 찾아 헤매는 시기


어제도 친구랑 운동장에서 축구하다 다리를 접지른 아들, 올 해만해도 벌써 세 번째다. 내가 종이 인간을 낳았는가 매번 팔이며 다리며 삐고 접질리는 이유를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해하게 됐다. 사춘기는 단순한 '까칠한 시기'가 아니다.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 속에서 몸이 녹아내리는 것과 같은, 처절하고도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다.


이 책을 읽으면 청소년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며 자긍심을 얻고, 부모님은 아이의 날 선 말 뒤에 숨은 혼란을 뇌과학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나 혼자 알아서 할 테니까 말 걸지 마세요”라고 외치는 아이와 “매일 스릴러를 찍는 우리 집 어떡하죠?”라고 한탄하는 부모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과학이라는 다정한 렌즈를 통해 오해는 줄고, 따뜻한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다.


오늘도 발목 삐끗한 아들,

오늘도 인상 팍 쓰고 들어오는 딸.

그래, 너희 전두엽이 한창 리모델링 중이라 그런 거지?

오늘도 이 엄마는 과학의 이름으로 평온하게 받아들이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