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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화폐들 그리고 비트코인
홍익희 지음 / 책과삶 / 2025년 12월
평점 :
“길을 따라가라, 도로시.
그러나 그 길이 안전하리란 보장은 없다.”
어릴 적엔 그저 동화 속 대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문장은
우리가 걷고 있는 ‘돈의 길’을 정확히 설명하는 말처럼 들린다.
노란 벽돌길 위를 걷던 도로시처럼
우리는 지금 신뢰라는 이름의 길 위를 걷고 있다.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정말 안전한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 채로.

《세상을 바꾼 화폐들, 그리고 비트코인》은
〈오즈의 마법사〉를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화폐와 권력의 은유로 다시 읽게 만든다.
노란 벽돌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금본위제’의 은유였고,
오즈(Oz)는 금의 무게 단위 온스(oz) 를 가리킨다.
즉, 이 동화는
“무엇을 돈으로 믿을 것인가”를 둘러싼
화폐와 권력의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오즈’를 믿고 있을까?
국가와 중앙은행, 카드사와 플랫폼, 보이지 않는 서버와 알고리즘.
우리는 그들을 믿고 돈과 정보를 맡겨왔다.
하지만 최근 쿠팡, 엘지카드등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그 믿음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신뢰를 중앙에 맡기는 구조는
과연 안전한가?”
2008년 금융위기 한복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인물이 여덟 쪽짜리 문서를 세상에 내놓는다.
사토시 나카모토.
그는 국가나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누구나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돈의 신뢰를 사람이나 기관이 아니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규칙과 기록에 맡기도록 설계했고,
그 결과 비트코인은 중앙의 통제 없이도 작동하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가 되었다.
*초기 비트코인은 '정부가 감시하지 못하는 자산'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 이유는 댓글에서)
그렇다고 저자는 비트코인을 무조건 찬양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묻는다.
신뢰를 기술로 옮긴다는 것은 정말 더 안전한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위험을 만드는 건 아닐까?
우리는 편리함과 통제, 자유와 안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들을 떠올리면,
이 질문들은 이론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처럼 다가온다.
“돈은 결국 신뢰의 문제다.
지금 벌어지는 디지털 화폐 전쟁 역시
그 신뢰를 누가, 어떻게 가져가느냐의 싸움이다.”
조개껍데기에서 로마의 금화,
닉슨 쇼크 이후의 달러,
그리고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까지.
이 책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경제 이야기가 낯선 독자에게도
3,000년 동안 변화해 온 화폐의 역사를
영화와 문학을 통해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고민이 많아졌다.
부동산, 주식, 코인...
내 자산을 믿고 안전하게 투자하고 보관할 곳은 과연 어디일까?
우리는
편리함을 믿고,
속도를 믿고,
플랫폼을 믿고,
숫자를 믿는다.
하지만 그 믿음이
과연 나의 삶을 지켜주는 신뢰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권력과 시스템을 유지하는 믿음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보이지 않는 돈은 쓰는 감각도, 가치의 무게도 쉽게 잊히게 만든다.
이 책은 그 무감각해진 감각을 다시 깨우며
돈을 벌기 전에, 투자하기 전에,
‘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부터 다시 묻게 만드는 책이었다.
📌 2026년 이 책이 필요한 이유
재테크를 결심했다면 정보보다 먼저 필요한 건
판단의 기준이다.
《세상을 바꾼 화폐들, 그리고 비트코인》은
어디에 투자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어떤 신뢰 위에 서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