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의 마음공부 - 1,400년의 세월을 건너온 마음을 아는 길
강기진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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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과 사창가를 제집처럼 드나들고,

엄숙해야 할 사당에서 거문고를 뜯으며 춤추고 즐긴 남자.

누가 봐도 영락없는 파계승의 엽기 행각이다. 😳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바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성인, 원효라니


우리는 원효가 동굴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아! 깨달았다!" 하며 끝난 줄 알지만,

진짜 반전은 그 뒤에 있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지만 깨달음 이후

붓을 꺾어버리고 가장 낮은 곳,

가장 시끄러운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도대체 무엇을 깨달았기에 고귀한 학자의 길을 버리고 거리로 나섰을까?

그 답이 《원효의 마음공부》에 있었다.


베스트셀러 《오십에 읽는 주역》의 강기진 저자가

이번에는 주역 이후의 사유를 '마음'으로 옮겨왔다.


보통의 마음공부 책들이

"화내지 마라", "욕심을 버려라" 하며

마음을 억지로 '다스리는 법'을 알려준다면,

이 책은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한다.


마음을 고치려 들지 않고,

"마음이 어떻게 고통을 만들어내는지"

그 구조를 아주 집요하게 파고든다.


우리는 세상이 문제라고 말하지만,

원효는 단호하게 말한다.


"고통의 원인은 바깥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에 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 결코 쉽지 않다.

술술 읽히는 에세이가 아니라, 한 문장 한 문장을 눈으로 익히고 다시 마음으로 여러 번 곱씹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공들여 읽다 보니,

마음속 어지러움은 물론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민낯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줌을 느꼈다.


빛과 어둠이 따로 없는데 경계를 지어내고 빛에 집착한다. 기쁨과 슬픔이 따로 없는데 기쁨에 집착한다. 영광과 좌절, 쾌락과 고통, 정당함과 부당함 모두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부당함에 치를 떤다. 네 편과 내 편, 이것과 저것…. 분별과 집착은 끝이 없다.

--- p.86


이 문장을 읽는데 나의 내면과 우리 사회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내 안에서 좋고 싫음을 나누며 괴로워하는 마음,

그리고 밖에서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며 싸우는 세상.

우리가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실재하는 어둠 때문이 아니라,

서로 '틀렸다'고 선을 긋는 분별심 때문이 아닐까.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그 묵직한 문장들이 닻이 되어,

속절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줄 거라 확신한다.


만약 별일 아닌 일에도 자꾸만 마음이 뾰족해지고,

열심히 살수록 오히려 불안하기만 하다면,

이 책이 건네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할 때다.


✅ 관계가 흔들릴 때

✅ 선택 앞에서 망설여질 때

✅ 삶의 방향을 잃었다고 느낄 때

✅ 분노와 욕망에 지쳐, 지금의 삶이 바뀌길 원하는 사람


결국 이 모든 흔들림을 잠재우고 다시 중심을 잡기 위해,

책이 우리에게 건네는 마지막 질문은 단 하나다.


"지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


2026년이라는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었다.

거창한 목표보다 중요한 건 마음의 방향이 아닐까.


올 한 해, 품고 싶은 '단 하나의 마음'은 무엇인가?

'평온', '단단함', '자유'...

물론 '돈방석에 앉아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 같은 솔직하고 야무진 다짐도 대환영이다.


댓글에 그 다짐을 적어두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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