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유결점
서동주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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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그리고 시발.

시작은 늘 두렵고, 시발은 늘 거칠다.

하지만 결국 모든 변화는 그 두려움과 거침에서 비롯된다.

책의 첫 목차 제목은 마치 선언처럼 서동주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낸 사람이다.

MIT, 와튼스쿨, 미국 변호사라는 화려한 타이틀 뒤에는 누구도 쉽게 짐작하지 못할 만큼의 좌절과 균열, 흔들림이 존재했다.


그는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히 드러낸다.

로펌에서 들었던 치욕적인 말, 방송인으로서 감당해야 했던 왜곡된 시선, 가족사로 인한 깊은 상처,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느낀 두려움까지…


완벽해지려는 강박 대신, 나답게 살아갈 힘

우리는 늘 완벽함을 쫓지만, 그녀는 오히려 "진짜 완벽은 결점과 함께 자라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삶의 궤도는 매끄러운 원이 아니며, 실패와 좌절 속에서 오히려 단단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특히 내 마음에 들어온 문장은 걱정에 대한 통찰이었다.


"걱정은 암세포 같다. 방치하면 온 뇌를 통째로 잠식한다."


걱정할 시간에 일단 작게라도 움직여야 한다는 실질적인 조언과 함께, 이 책은 타인의 왜곡된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 명확히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실패를 포기로 여기지 않고 성장으로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정체기조차 열심히 해온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귀한 특권'이라 해석하는 단단함이 읽는 내내 큰 위로를 준다.


많은 좋은 문장 중에서도 유독 내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었던 문장이 있다.


"나는 그저, 사람이든 동물이든 안전했으면 좋겠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늘 열심히 사는 사람일 뿐이다." (p.145)


늘 '내가 먼저', '내가 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스스로에게 주문해 왔지만, 사실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이 책의 문장처럼 더불어 사는 모든 존재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 새해 기도에도 빠지지 않는 그 소박하고도 간절한 바람을, 누군가 솔직하게 글로 표현하고 함께 나누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격을 느꼈다. 마치 굳게 닫아뒀던 마음의 문을 열고 "너의 그 마음이 맞다"고 다독여주는 듯하다.


이 책은 단순히 개인의 성취를 자랑하는 에세이가 아니다.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표현하며, 나만의 언어로 세밀하게 정의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한 과정'을 차분히 보여준다.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알아차리고 마음껏 누리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선택임을 증명하는 책.


지금 삶의 무게 앞에서 흔들리거나,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에 지쳐 있다면, 서동주 저자의 《완벽한 유결점》이

진정한 위로와 실질적인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 불완전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나'를 끌어안고 묵묵히 걸어나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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