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이 있는 부모가 아이를 성장시킨다 - 불안과 비교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법
하유정 지음 / 카시오페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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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가 영어 고시 시험장에서 긴장한 얼굴로 문제를 푼다.

시험장 바깥에는 새벽부터 줄을 선 부모들의 절박한 표정이 아이들보다 더 깊은 긴장을 드러낸다.


이른바 ‘7세 고시’라 불리는 이 시험은

7살 아이들이 대치동의 상위권 초등 영어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는 고난도 레벨테스트로,

긴 독해 지문, 추론 문제, 속독 테스트까지

현직 교사도 혀를 내두를 만한 난이도를 아직 한글조차 서툰 아이들이 풀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부모가 되는 일은 그 자체로 시험대에 오르는 것과 같다.

조기 영어, 사교육, 선행학습, SNS 속 ‘남의 집 아이’ 이야기는 부모의 마음을 끝없이 흔들며,

불안과 비교는 어느새 양육의 일상적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하유정 작가는 이를 정면으로 묻는다.

“비교로 남을 바라보며 흔들릴 것인가?"

"기준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지킬 것인가?”


《기준이 있는 부모가 아이를 성장시킨다》는 ‘비교’ 대신 ‘기준’을 세우는 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1부 ‘불안’: 조기학습, SNS 비교, 사교육 강박이 부모를 흔드는 구조를 해부한다.

2부 ‘기준’: 아이 성향 기반 공부법, 사교육 선택 체크리스트, 감정 회복 루틴, 마음을 여는 대화법 등 ‘실전 매뉴얼’을 제시한다.


핵심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부모”의 적정 개입과 기다림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비교 대신 기준’이다.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부모’가 아이의 곁에서 중심을 잡아 줄 때 아이는 자기 속도로 단단히 자라난다.


저자가 강조하는 ‘충분히 좋은 부모’(Good Enough Parent)의 개념은, 완벽한 부모가 되려는 강박을 내려놓고 아이 곁에서 버팀목으로 머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양육의 힘임을 상기시킨다.


읽고 나니, 거창한 로드맵보다 더 중요한 건 오늘 내가 아이에게 건넨 첫 한마디와 눈빛이었다.

✔ “왜 또 틀렸어?” 대신 “아쉬웠겠다”라고 묻는 것,

✔ “다른 애들은 다 한다” 대신 “안 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

✔ “빨리 해!” 대신 “언제까지 끝낼 계획인지 말해줄래?”라고 기다려 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중간고사가 바로 코앞인데도 집에 오면 게임에 집중하는 아들

"게임이 재미있구나. 언제까지 할 예정인지 엄마한테 말해줄 수 있을까?"

라는 말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친구 땡땡이는 학원 갔다 와서 집에 오자마자 책상에 앉아 12시까지 공부한다는데, 너 이놈 새끼 학원도 안 가면서 몇 시간을 게임을 쳐 하는 거야?"라고는 하지 말아야겠다.


비교 섞인 말은 쉽지만, 기준 있는 말은 어렵다.

《기준이 있는 부모가 아이를 성장시킨다》는 정보 과잉의 시대 속에서 부모가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중심을 세우게 한다. 그 기준이 자리 잡을 때, 아이는 남의 속도가 아닌 자기만의 속도로 단단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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