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전스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지식 연구소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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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언제나 '당연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조니 톰슨의 신작 《인텔리전스 랩》은 그 당연함을 해체한다.
그리고 질문한다.
"그 당연함은 대체 어디서 시작된 걸까?"

『필로소피 랩』으로 일상 철학의 매력을 일깨웠던 조니 톰슨이 이번에는 짧고 명쾌한 서술 속에 유머와 통찰을 담은
《인텔리전스 랩》으로 돌아왔다.
책은 과학, 정치, 사회, 종교, 의학, 기술, 문화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을 구성하는 133개의 핵심 개념을 선별해 그 기원과 발전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책이 보여주는 '연결성'이다.
톰슨은 바퀴의 발명과 민주주의 제도의 탄생, 빅뱅 이론과 인터넷의 등장을 각각 따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개념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오늘날의 세상을 만들어냈는지를 이야기한다.
덕분에 독자는 지식의 조각들을 넘어서 세계의 구조를 바라보는 눈을 얻게 된다.

농업을 발전시키고 질병을 치료하지만 맞춤형 아기도 만들고 인간 돌연변이도 출현 시킬 수 있는 '크리스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을 세상에 선사했지만 국수주의에 물들어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죽인 '하버-보슈 공정'
어마어마한 파괴자인 동시에 미래의 크나큰 희망인 '핵에너지'
과학소설에서 묘사되는 미래로 인류를 데려다줄 지름길 '나노기술'
소비자의 머릿속에 들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조정하는 '넛지 이론'
틈만 나면 특정 유형의 인간이 열등하다고 주장하고, 폭력과 전쟁을 꾀하는 철학 '파시즘'

읽는 순간, 깨닫게 된다.
당연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누군가의 발명, 발견, 싸움, 실패 끝에 탄생했다는걸.

물론 이 책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133개의 방대한 주제를 한 권에 담다 보니 글자 크기가 다소 작아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고, 개별 주제에 대한 심화 논의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이 책이 지향하는 바, 즉 지식을 ‘소개’하고 ‘자극’하는 데 목적을 둔 교양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결과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묻는다.
"우리는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리고 작은 깨달음을 준다.
"질문하는 사람만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경고한다.
기술이 언제까지나 이롭고 순수하게 유지되리라고 무턱대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금 가장 예측할 수 없는 AI 기술, 가까운 미래 우리의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지, 언젠가 이 책의 다음 장은, AI가 모든 페이지를 채우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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