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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성향 - 행동, 습관, 인간관계를 푸는 마법의 키워드
그레첸 루빈 지음, 윤희기 옮김 / (사)마인드랩 / 2025년 3월
평점 :
“왜 너는 내 말을 듣지 않는가?”
"대체 나는 누구이며, 나와 남은 이렇게 다를까?"
질문은 단순하지만, 그에 대한 해답은 언제나 복잡했다. 그레첸 루빈의 『4성향』은 이 질문에 대해 단 한 가지 키워드, ‘기대(expectation)’라는 심리 개념을 중심축으로 인간 행동의 패턴을 분류하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 ‘기대에 대한 반응 방식’에 따라 인간을 네 가지 성향으로 구분한다.
✔ 눈치 없는 원칙주의자 준수형
"정했으면 정한대로 해야지!"
"나는 하는데 너는 왜 못해?"
"그냥 내가 다 할게."
✔ 의심 많은 합리주의자 질문형
"증거 있어? 납득이 안 되는데."
"왜 내가 말해줘야 하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해?"
✔ 마음 약한 이타주의자 의무형
"내가 하고 말지."
"나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지."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잖아."
✔ 불만 많은 자유주의자 반항형
"규칙은 깨지라고 있는 거야."
"내 식대로 할 거야."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지 마."
성향을 알아보는 몇 가지 Tip 으로 어떤 유형인 거 같나요?
#평친클나쓰 멤버 다수는 의무형이었다. 소수는 질문형이었고, 물론 한 가지 성향으로만 귀결되지 않고 주와 부로 나뉘는데, 거기에 따른 테스트 결과들도 무척 흥미로웠다.
하지만 난 계속 의문이 들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성향은 출생과 동시에 결정되며 환경이나 경험에 의해 바뀌지 않는다. 이 단호함은 독자로 하여금 강한 수긍 혹은 강한 반발,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이키다와독토 에서도 각자의 성향에 따라 의문을 품는형과 수긍하는 형으로 나뉘는 재미있는 양상을 드러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반응 역시 각자의 성향을 드러내는 단서가 된다.
이 책은 MBTI, 애니어그램, 혈액형과 같은 기존의 유형화 접근 방식과 유사한 대중 심리학의 흐름 속에 있으나, 그에 비해 훨씬 실용적이며 응용 가능한 구조를 지녔다.
물론, 사람을 네 가지로만 나누는 분류법은 잘 납득이 안된다. 인간의 감정과 성격은 보다 유동적이며 다층적이지 않은가? 이 책은 그러한 비판을 인정하면서도, '복잡한 인간을 단순하게 이해하는 도구'로서의 4성향 모델을 제시한다. 즉, 절대적인 진리가 아닌, 실용적 해석 틀로 기능하기를 원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들을 성향별 대화법, 체크리스트로 제공하며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행동 지침'으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특히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가족 간 갈등 조율, 습관 형성의 실패 원인을 분석할 때 무척 유용할 거 같았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성향을 고정된 ‘기질’로 간주하는 접근은, 인간 내면의 복합성과 변화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
이렇게나 다양한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과연 인간을 네 가지 성향으로만 나눌 수 있을까?
저자의 단호한 주장에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특히 자신의 성향인 준수형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이 책을 쓰게 만든 계기였던 '질문형'에 대한 얄미운 감정이 느껴지는 건 내 착각일까?! 어쨌든 4성향에 대한 그의 확신이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이 분류, 정말 제대로 분석한 게 맞나요?”라고 직접 묻고 싶을 정도로.
그러다 문득, 책 초반에 했던 성향 테스트 결과가 떠올랐다.
‘주 질문형, 부 반항형’.
아, 그래서 이렇게 끊임없이 의심하고 반발하고 있었던 거구나…
이 책,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다 읽어버렸네.
그럼에도 불구하고—여전히 납득이 잘되지 않는다.
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