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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랑한 것 - 지금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다
림태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11월
평점 :
많이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보통의 하루를 원했을 뿐인데, 그게 이렇게 사치일 줄이야.
무기력함이 가슴을 무겁게 누르며 얕은 숨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일상을 놓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에 부단히도 노력했다.
그런데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에 힘겨울 때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연설문에 '그래 내가 책을 읽는 이유'지라며 다시 언어로 책으로 연대의 마음으로 이어간다.
림태주 작가의 『오늘 사랑한 것』을 꺼내며, 북마크한 부분들을 차분히 다시 읽어 내려갔다.
한 송이 꽃, 한 사람의 미소, 저녁노을, 다정한 사람, 따뜻한 손길
소박함 속에 담긴 은유와 통찰의 언어는 그간 잊고 있던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의미였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그의 글에 담긴 타인과의 관계 속 사랑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며 우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글은 그에게 삶의 숨구멍이자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는 도구였고,
독자는 그의 글로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오늘 다시 이 책을 꺼낸 건, 아픈 마음을 치유받고 싶어서였다.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용서해 주고 싶을 때
위로를 건네고 싶을 때
그리웠다고 말하고 싶을 때
다정해지고 싶을 때
우리는 서로를 껴안는다.
_p.27
오늘 사랑한 것
커피 한 잔의 온기였고, 소중한 인연이었으며, 다정한 이들의 위로의 말이었다.
"힘내자"
"함께하자"
우울과 무기력 속에서 나를 일으켜 세워준 건
다정한 껴안음이었다.
우리는 각자의 세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내고 있습니다. 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보내는 응원이고 위안입니다.
_p.75
산다는 건 눈물겨운 일이지만, 아름답다고 쓰면 비가 그치고 햇살이 쏟아지고 무지개가 떴다는 작가의 글처럼
아름다운 무지개가 뜰 날을 기다려본다.
환하게 웃을 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