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서클 1
매기 십스테드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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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오직 비행기, 바람, 그리고 너무도 멀리 있는 해안, 땅이 다시 시작되는 그곳에 대한 생각뿐이다. 날씨가 좋아지고 있다. 나는 곧 갈 것이다.

나는 메리언처럼 사라지고 싶었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유명해지고 싶었으며, 용기와 자유에 대해 뭔가 중요한 말을 하고 싶었고, 용감하면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비행에 도전하다 실종된 비행사
백 년 후 그녀의 역할을 연기하며 재기를 꿈꾸는 배우
두 여성이 그리는 가장 크고 원대한 꿈
부커상, 여성소설상 최종후보 『그레이트 서클』 이다.

침몰하는 배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쌍둥이 자매, 갑작스럽게 부모를 여의고 삼촌 손에 자라난 자매 중 메리언은 비행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당시 시대적 여성상은 적당한 나이에 결혼해 아기를 낳고 남편에게 복종하는 삶. 하지만 자유를 향해 끊임없는 갈망을 가진 메리언은 사회가 원하는 그런 여성의 역할과 충돌한다.

한 세기 후 메리언의 전기 영화에서 그녀를 연기하게 된 해들리는 메리언의 삶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녀가 비행사가 되기 위해 맞서야 했던 용기와 결단에 매료되고 만다. 온갖 스캔들과 대중에 기대에 맞춰야 하는 압박에 지쳐가던 그녀에게 메리언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라는 용기의 메시지를 주는 듯하다.

이 소설은 총 2권으로 1000페이지 분량의 대작이다. 아직 1권밖에 읽지 못해 메리언의 본격적인 비행 장면을 접할 수 없었지만,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전통적 역할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메리언이 모습이 1권에서 그려진다. 메리언이 비행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움을 준 남편 바클리였지만 오직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전략이었지 자신과 결혼하면 비행의 꿈은 당연히 접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늘 말해왔듯 전통적 여성상을 거부하고 자유와 독립을 향한 나아간다.

메리언의 삶과 해들리의 현대적 이야기를 오가며 두 시공간이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된다. 전통성을 거부하고 자신의 야망과 한계를 뛰어넘는 메리언의 모험적 서사는 무척이나 몰입감 있게 그려진 반면 그녀의 일대기를 연기하는 현대 여성 해들리의 이야기는 다소 진부하고 심심하게 그려져 아쉬움이 남았다. 메리언의 비행과 그녀를 연기를 해들리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지는 2권은 그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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