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의 시간 - mRNA로 세상을 바꾼 커털린 커리코의 삶과 과학
커털린 커리코 지음, 조은영 옮김 / 까치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여성이 실험대 앞에 앉아 있다.
머릿속에서는 원대한 아이디어가 흘러넘치며 거칠게 소용돌이친다. 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연구는 언젠가 생명을 구할지도 모를 획기적인 것들이었다. 하지만 투자자와 정책들은 그녀를 오래 기다려주지 않았고 그녀는 늘 내침을 당한다.

그녀는 확신한다. 언젠가 자신의 연구가 생명을 구할 엄청난 발견을 할 것이라고...
지금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만이 중요하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새로운 의학의 시대를 개척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커털리 커리코의 이야기 『돌파의 시간』 이다.

지금은 그나마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빠트렸었다. 모든 건 멈췄고 일상은 무너졌다. 사람들은 통제 당했고 비대면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이제 이런 삶을 살아내야 하는 걸까? 도저히 만들어질 거 같지 않은 백신이 기적처럼 나왔고 코로나19는 점점 그 위력을 잃기 시작했다.

2023년 커털린 커리코의 노벨상은 어쩌면 당연했다. 하지만 그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이끈 mRNA 연구가 얼마나 오랜 시간 핍박 속에서 계속되었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이 책은 그녀의 과학적 성과를 나열하기 보다 그녀가 과학을 얼마나 애정하고 헌신하며 탐구했는지 과학을 향한 개인의 삶의 여정이 담겨있다.

어린 시절 자연이 그녀의 실험실이었고 가족의 지지와 희생이 그녀가 과학자로 끝까지 연구에 임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어려운 경제 환경과 연구비 지원 부족으로 좌절을 겪지만 자신의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어릴 때 읽었던 책 <생명의 스트레스>는 원대한 질문을 정의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추구해가는 방식을 책에서 말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힘들 때 늘 다시 일으켜 세웠다.

한 번에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해줄 실험을 한다. 그런 다음 변수를 한 가지만 고치고 또 묻는다. 그리고 또 다음 변수로, 또 다음 변수로 한 가지씩 바꿔간다. 한 가지만 더, 다음에 시도할 한 가지는 늘 남아 있다. _p.73

실험에서 쫓겨나야 했고, 연구 회의에서 제외됐을 때도 mRNA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수십 년 후 마침내 그녀는 백신 개발의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한다.

mRNA 기술은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암, 유전 질환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혁신적인 가능성을 열어줬다. 물론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거기에 대해서 그녀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루머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며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서술한다. 하지만 세상은 과학으로 여전히 다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백신 접종 후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례를 우리는 지켜봤다. 하지만 분명 수많은 생명을 살린 거 또한 사실이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그동안의 연구 과정과 개인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주려 한다. 과학적 탐구와 여정은 마치 우리의 삶처럼 끝없는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그녀가 자신의 꿈과 의지를 놓지 않은 것처럼 나 또한 주변 환경에 지치지 않고 도전할 용기를 내본다.

돌아보면 우연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이다. _p.272

우리의 우연이 기적이 되는 날이 오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