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삼촌이에요?"뼈. 누군가 발라 먹기라도 한 듯 적나라하게 드러난 갈비뼈와 두개골, 이빨 몇 개. 그게 다였다.막냇삼촌이 죽었다.치명적 존재의 달콤한 저주 그리고 사랑조예은 장편소설 『입속 지느러미』 이다.조금 있으면 여름 장마철이다.매해 장마철이며 일어나는 사고.갑자기 일어나는 홍수와 물 범람에 희생되는 사람들, 우린 장마철이라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에 사람들이 안타깝게 희생됐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중 누군가는 사람에 의해 아니 물고기에 의해 희생됐다면... 인간이면서도 물고기인 이 치명적 존재가 피에 굶주려 한다. 죽은 삼촌이 조카 선형에게 남긴 가게 하나문을 연 순간 어둡고 미끈거리고 비릿한 냄새가 진동하는 가게 안, 죽은 물고기 들 사이 알 수 없는 생명체를 인지하고 선형은 그곳으로 시선을 옮긴다. 찰방 찰방 거리는 지느러미를 지나 두 눈이 마주쳤다. 그건 인어였다. 혀가 잘린 인어는 소리를 낼 수 없었다. 아니 노래를 할 수 없었다. 인어에게 더 이상 홀리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자른 듯 반듯하게 잘린 혀. 선형은 그 잘린 혀가 계속 신경 쓰인다. 다시 저 혀가 되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어느 날 자신을 찾아왔던 삼촌의 모습이 떠올랐다. 손가락 두 개가 사라졌고, 한 쪽 귀가 사라진 삼촌의 모습이.. 삼촌 또한 간절했던 것일까. 인어의 노래를 들을 수만 있다면 제 엄지손가락 하나쯤 내어줄 수도 있을 거 같다. 생선 내장이나 알탕도 먹지 못하지만 끔찍하고 징그러운 이야기를 쓸 때면 늘 즐겁다는 조예은 작가, 내 스타일이야 ㅎㅎ나도 날아다니고 다리 많은 벌레를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배를 뚫고 나오는 바퀴벌레, 순식간에 곡물과 사람을 먹어치우는 대형 메뚜기떼 등 고어한 영화들은 즐기며 본다. 물론 이 책에 묘사된 여러 장면들은 그 정도는 아니다. 충분히 누구든 비릿한 그 공포의 상황을 상상하면 즐겨볼 수 있는 정도이니 의심하지 말길...바닥에 뒹구는 얼굴이 뜯긴 머리와 다소곳하게 쌓인 장기, 녹아내린 초콜릿같이 점도 높은 검붉은 웅덩이. 지옥을 닮은 풍경 한가운데 인어가 웃고 있다. 인어의 혀는 자라났을까?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장마철이 되면 식성이 변함. 다룰 때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