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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3월
평점 :
"경찰 중앙신고센터입니다. 무슨 일입니까?"
"방금 전 전화했던 데보라 쿠퍼입니다. 한 소녀가 숲에서 어떤 남자에게 쫓기도 있다고 신고했잖아요. 그 소녀가 지금 우리 집 주방에 도피해 있어요."
"소녀의 얼굴이 피투성이에요. 빨리 경찰과 의료 팀을 보내줘요."
경찰이 출동했을 때 데보라 쿠퍼 부인은 살해되었고, 소녀는 실종되었다.
그런데 33년 전 실종된 그 소녀가 나타났다.
교수이자 유명 작가 해리 쿼버트 자택 정원에서 유골로 발견된 열다섯 살 소녀 놀라 캘러건, 해리는 두 사람의 살해 용의자로 그 자리에서 체포되고 이 일은 미국 전역을 뒤흔드는 충격적 사건이 되고 만다. 서른네 살의 유명 작가 해리 쿼버트와 열다섯 살 소녀 놀라 캘러건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해리의 최고 베스트셀러인 책 <악의 기원>은 이 둘의 실제 사랑 이야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해리의 제자이자 유명 작가인 마커스는 그가 범인이 아닐 거라 확신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마을 남자들 모두가 놀라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에 빠지는데.. 놀라는 마을 남자 모두와 부적절한 관계였을까, 아니면 그들에게 유린당한 희생자였을까, 하나같이 선량해 보이는 사람들, 그들 가운데 범인이 있다.
금지된 사랑의 끝!
선한 얼굴 뒤에 숨은 위험한 욕망이 드러난다.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이미 희미해진 그 사건이 수면 위로 오른 순간, 마을 사람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진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 조금씩 조각들이 틀어지는 그 시간과 공간들이 모두 범인인 거 같아 혼란스럽다. 사랑이라 말하는 해리가 놀라가 또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 자신을 사랑했다고 믿었던 해리가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됐다면, 해리와 놀라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알고 그 추악함을 응징하려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놀라의 비밀을 빌미로 한 소녀를 가혹하게 유린한 누군가가 있다면....
평화로운 시골 마을, 그곳에는 그 누구 하나 비밀 없는 자들이 없었다.
총 2권으로 나누어져 1000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이지만, 숨 쉴 틈 없이 빠르게 사건이 전환되며 읽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그래 이 사람이 범인이구나 하면 또 다른 용의자가 나타나고, 이제 진짜 범임이 나타났다 싶으며, 또 다른 진실이 밝혀져 최종, 진짜최종, 이게 마지막 진짜, 위에 거 다 아니고 이게 진짜 최종.. 그렇게 진짜 범인을 추적하는 미로에 빠지고 만다.
이 책이 챕터마다 제안하는 31가지의 조언 중 하나
"책이 결말 부분에 다다르면 독자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마지막 반전이 필요해."
"왜 반전이 꼭 있어야 하죠?"
"독자들에게 끝까지 숨 돌릴 틈을 주지 말아야 하니까."
그런데 이 작가 너무하잖아.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반전... 최소한 숨 쉴 구멍 하나는 줘야지 말이야. 산소호흡기 달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