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서가명강 시리즈 35
이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들은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죽는가?


생명과 탄생과 죽음의 '왜' 라는 질문에 이 작은 생물이 말해준다.



아이들은 어느 시기가 되면 '왜' 병에 걸린다. 이 '왜'병에 걸려들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왜?'의 무한 질문을 받아내야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왜'라는 질문을 귀찮아하며 외면하는데, 돌이켜보면 이 '왜'라는 질문의 답을 함께 찾아내려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되기도 한다. '왜'라는 의문은 바로 우리 삶, 우리 생명의 비밀을 풀어주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생명과학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왜 일어났는가'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없애보기'와 '옮겨보기' 방법을 사용한다. 좀 더 풀어 설명하면 생명과학은 생명체의 탄생부터 진화, 유전, 노화 그리고 죽음이 왜 일어났는지의 답을 찾기 위해 작은 생명체인 모델생물을 활용해 유전정보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과 유전정보가 40% 이상 일치하는 '예쁜꼬마선충'을 모델생물로 삼아 유전과 진화 노화에 대한 비밀을 30여 년간 풀어가고 있다. 책은 그동안의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독자들이 다소 어려워하는 생물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발생학은 '어떻게 하나의 수정란에서 서로 다른 세포들이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나도 열 달 동안 아이를 품으며 생명이 자라는 과정을 몸으로 직접 느끼면서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을 하고 거기서 세포분열이 일어나며 인간의 형태를 갖춰간다는 게 아무리 과학적으로 설명한다고 해도 여전히 신비롭다. 


특히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떠오르는 변이와 진화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예쁜꼬마성충과 가시고기가 생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생존에 유리한 선택을 하며 변이하고 진화했던 과정은 생물의 생존력이 얼마나 위대한가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종의 기원>은 몇 번이나 중도에 읽기를 포기할 만큼 난해한 느낌이었는데, 이 책과 더불어 함께 읽는다면 좋은 길잡이가 돼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인간은 불멸할 수 있을까?

저자는 5년 전만 해도 인간이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에 어떤 일이 가능해질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동안 관련 책들을 읽어오며 인간의 불멸뿐 아니라 신인류의 탄생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과 AI 그리고 미지의 외계 생물체가 공존하는 세상, 어쩌면 지금도 계속되는 '예쁜꼬마선충' 연구가 그 비밀을 계속 풀어줄지 모르겠다.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